롯데의 비효율야구, 타격코치 교체로 해결될까?

입력 2017-05-16 15: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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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조원우 감독. 스포츠동아DB

통상적으로 코칭스태프 보직변경은 두 가지 맥락 중 하나로 해석된다. 프런트가 감독을 경고하는 차원에서 실행하거나, 아니면 감독이 원해서 이뤄진다. 정황 상, 롯데의 16일 타격코치 교체는 후자로 여겨진다. 프랑코 타격코치를 원래 자리였던 2군으로 돌리고, 1군을 김대익-김승관 코치 체제로 개편했다. 투수(김원형 코치), 수비(김민재 코치)에 이어 타격 부문까지 조원우 감독이 책임지고 관할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러나 이런 결연함과 별개로 롯데가 처한 상황이 이런 충격요법으로 개선될 수 있을지는 별개의 영역이다.


● 롯데의 득점권타율 꼴찌를 어떻게 볼까?

2017시즌 롯데 야구의 가장 큰 환부는 ‘비효율성’이다. 야구에서 득점권타율의 실체 여부는 언제나 논란거리다. 허상을 강조하는 측은 ‘득점권타율도 결국엔 평균 타율에 수렴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통계를 무시하지 않음에도 “논리적 완결성이 부족해도 득점권타율은 어느 정도 범위 안에서는 인정해줘야 한다”고 바라보는 일각의 시선도 존재한다. 일정기간, 유별나게 득점권타율이 높은 타자나 팀은 무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클러치히터 개념을 일정부분 수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반대로 어느 정도를 벗어날 정도로 득점권타율이 떨어지는 팀이나 타자라면 ‘단지 운이 없거나, 언젠간 평균에 수렴할 것이라고 마냥 낙관할 수는 없다’는 논리도 성립한다. 지금의 롯데가 그렇다. 0.240대의 득점권타율(10위)이라면 ‘이 팀은 찬스에 약하다’는 잠정 결론을 내려도 될만하다. 이미 롯데는 타순 변경, 코치 교체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 방책인 인적쇄신은 하지 않고 있다. 자원이 부족한 탓이다. 그나마 교체가 가능한 외국인타자 교체도 움직임이 없다. 결국 익숙한 얼굴들이 타순만 바꿔서 나오고 있다. 인디안 기우제가 따로 없다.


● 득점권타율을 대체할 ‘디테일’의 부재

롯데는 15일까지 병살타(39개)를 가장 많이 쳤다. 번즈, 이대호(이상 7개)를 비롯해 최준석(6개)과 강민호(4개)까지, 번즈를 제외하면 어느 정도 예견됐던 숫자다. 이대호~최준석~강민호 등, 기동력이 떨어지는 타자들이 로또(장타)를 노리고, 연이어 등장하는 타순은 병살타 확률도 비례해 올라갈 수밖에 없다. 결국 롯데의 타순조합은 ‘연결’의 개념이 희박한 셈이다. 번즈, 김문호 등이 기대치를 밑돌며 상황이 심화됐다. 롯데의 삼진(284개)은 SK(285개)에 불과 1개차다. 롯데가 SK보다 1경기를 덜한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꼴찌다. SK는 59개의 홈런으로 많은 삼진에 관한 필연성을 증명했다. 반면 롯데의 홈런수는 29개였다. 롯데는 어쩐 일인지 도루 실패 숫자(15개)도 LG(19개)에 이어 가장 많다. 주자를 낭비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부끄러움은 은폐로 치유되지 않는다. 관건은 롯데가 시행착오에서 무엇을 배우느냐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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