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한화 박상언 “야구 오래하려 포수 선택, 배짱있게 뛰겠다”

입력 2017-05-31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화 신인 포수 박상언은 어쩌면 앞으로 기억해야 할 이름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포수에 대한 각오만큼은 확고하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박상언(20)은 한화가 자신 있게 내놓은 미래의 안방마님이다. 아직 1군 출장이 2경기에 불과한 ‘초짜’에 불과하지만, 배짱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지금의 알을 깨는 아픔이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라 생각하고 팀에 녹아들기 위해 묵묵히 뛰고 있다.

박상언은 2016시즌 2차 신인지명회의 8라운드(전체 79번)에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이정훈 한화 스카우트팀장은 “포수로서 어깨는 타고나는 부분도 있다”며 “박상언은 어깨가 아주 강한 편은 아니지만, 정확한 송구가 돋보인다. 공을 맞히는 재주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입단 첫해인 지난해 2군경기 37게임에 출장해 타율 0.311(61타수19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했고, 올 시즌에도 33경기에서 타율 0.299(87타수26안타), 1홈런, 13타점, 출루율 0.351의 성적을 거두며 타격 재능을 뽐냈다.

특히 한화가 트레이드를 통해 최재훈을 영입하기 전까진 “미래를 위해 포수 자원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워낙 컸던 터라 박상언은 늘 주목의 대상이었다. 육성선수에서 정식선수로 전환되면서 그에게 쏠리는 기대는 더 커졌다. 24일 데뷔 후 처음으로 꿈에 그리던 1군 무대를 밟았고, 곧바로 KIA와 홈경기에 출장해 마스크를 썼다. 2경기에서 남긴 성적은 2타수 무안타 1볼넷이 전부지만, 지금 박상언에게는 그라운드를 밟는 1분 1초가 무척 소중하다.

한화 박상언. 스포츠동아DB



● 오랫동안 야구하기 위해 선택한 포수

박상언이 본격적으로 포수 마스크를 쓴 시기는 고교 시절이다. 중학교 때 그의 포지션은 투수였다. 포수 마스크는 가끔씩 쓰는 정도였다. 그런데 어깨와 팔꿈치가 자주 아팠다. 그러다 보니 오랫동안 야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단다. “부상 없이 오랫동안 야구선수로 남기 위해선 포수를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고, 고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포수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많이 고민하다가 오랫동안 야구를 하고 싶어서 포수를 선택한 것이다.” 결국 그는 포수로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았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도 “(박상언이) 1군 무대가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긴장하지 않고 정말 잘한다”며 “벤치를 보지 않고 자기 나름대로 사인을 내기도 하더라”고 칭찬했다.


● “포수는 팀을 위해 희생하는 포지션”

포수는 그라운드의 야전사령관이다. 포수의 실수 하나에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갈 정도로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냉철한 판단과 상황 대처 능력은 포수의 필수조건이다. 박상언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박상언은 “외국인투수나 팀의 에이스가 등판하면 투수가 가장 자신 있는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리드하는 편이다. 경기 당일 투수의 컨디션도 고려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타자의 노림수를 뺏는 리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수가 갖춰야 할 제1의 조건을 묻자 “희생정신”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포수는 중요한 포지션이다. 개인보다는 팀을 위해 희생하는 포지션이다”며 “지나치게 긴장하지 않고 배짱 있게 뛰는 것이 내 강점이다. 송구 등 아직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포수로서 야구를 오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 양의지(두산) 선배처럼 능구렁이 같은 포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