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前보도국장 “도청? 사실 왜곡…결코 아니다” [공식입장 전문]

입력 2017-06-09 16:0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BS 前보도국장 “도청? 사실 왜곡…결코 아니다”

임창건 KBS 아트비전 감사(前 KBS 보도국장)이 ‘뉴스타파’의 ‘KBS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 보도와 관련해 공식입장을 밝혔다.

앞서 8일 ‘뉴스타파’는 2011년 임창건 증언을 통해 KBS가 수신료 인상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민주당 회의에서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 적힌 문서를 한선교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신경민, 박홍근, 고용진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9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통신비밀 보호법 위반과 권언 유착 적폐가 당시 고위 간부의 구체적인 증언을 통해 확인됐다. 통비법상 불법도청 공소시효는 10년으로 아직 3년 이상 남았으니 즉시 조사에 착수하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임창건 감사는 KBS 사내 게시판을 통해 “KBS가 도청했다는 것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고 적었다.

임창건 감사는 “2011년 소위 ‘KBS 민주당 도청 의혹’ 사건은 당시 4개월에 걸친 경찰 수사, 이후 검찰의 추가 수사에서도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내려진 사안”이라며 “무려 6년이 지난 지금 다시 ‘KBS 도청의혹’이 나로 하여금 다시 불거진 것에 대해 매우 당혹스럽다. 먼저 뉴스타파에서 보도했던 내용이 사실과 다르며 많은 부분이 왜곡되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전한다”고 적었다.

임 감사는 “KBS에 당시 같이 근무했던 최모 기자가 며칠 전 도청의혹과 관련한 전화를 걸어왔기에 또 다시 왜 도청의혹을 파헤쳐 KBS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아가려고 하느냐고 말하고 당시 상황에 대해 기억을 더듬어 오해가 없도록 나름대로 설명한 적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내가 도청을 인정한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보도가 나와 매우 황당한 심정”라고 썼다.

그러면서 “KBS가 전화기를 통해 녹음했다는 내용에 대해 나는 결코 이를 인정한 적이 없다. 사실관계가 완전히 왜곡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KBS가 불법 녹취록과 비슷한 발언록을 작성한 적이 없다”며 “뉴스타파 취재기자에게 회의 참석자의 발언 내용이 담긴 일반적인 보고서를 당시 상황이 정리된 한참 뒤에 본 적은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취재부서의 보고서 형식이었고 자칫 도청한 녹취록으로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취재기자에게 분명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임 감사는 “KBS가 한선교 의원에게 문건을 전달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 나는 당시 어떤 인터넷 기사에서 관련된 내용을 본 기억이 있어서 당시에 우리가 이를 인정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그러자 최 기자가 재차 그게 사실이냐고 물어와 당시 인터넷 매체에서 보도한 내용을 본 기억이 있어 이를 이야기한 것이고 당시에 어떤 문건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달됐는지 여부는 모른다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임창건 KBS아트비전 감사의 공식입장 전문>

-KBS가 도청했다는 것은 결코 사실이 아닙니다-

2011년 당시 보도국장을 지냈던 임창건입니다.

무려 6년이 지난 지금 다시 KBS 도청의혹이 저로 하여금 다시 불거진 것에 대해 매우 당혹스럽습니다. 먼저 뉴스타파에서 보도했던 내용이 사실과 다르며 많은 부분이 왜곡되어 있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KBS에 당시 같이 근무했던 최경영 기자가 며칠 전 도청의혹과 관련한 전화를 걸어왔기에 또 다시 왜 도청의혹을 파헤쳐 KBS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아가려고 하느냐고 말하고 당시 상황에 대해 기억을 더듬어 오해가 없도록 나름대로 설명한 적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제가 도청을 인정한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보도가 나와 매우 황당한 심정입니다.

첫째, KBS가 전화기를 통해 녹음했다는 내용에 대해 저는 결코 이를 인정한 적이 없습니다. 사실관계가 완전히 왜곡된 것입니다.

저의 기본적인 입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개인적으로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지휘라인에는 있었지만 데일리 뉴스 제작이라는 실무에 전념하고 있어서 소위 도청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직접 개입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당시 정황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이와 관련된 지시를 하거나 보고를 받은 적도 없다고 뉴스타파측에 거듭 밝혔습니다. 저는 오히려 당시 보도 책임자와 정치부 현장기자들이 도청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거듭 밝혔고 나는 지금도 우리 후배 기자들을 믿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당시 수신료 정국이 KBS에게 불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도청이란 불법을 저지를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당시 도청의혹에 대해 지금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아는바가 없지만 그 이후 진행상황을 보면 혹시 도청이란 것을 했다면 취재기자 전화기를 제3자에게 맡기는 방법을 썼을 것으로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일반적인 추측을 제 입장에서 정리해 전달했을 뿐입니다.

둘째, KBS가 불법 녹취록과 비슷한 발언록을 작성한 적이 없습니다. 뉴스타파 취재기자에게 회의 참석자의 발언 내용이 담긴 일반적인 보고서를 당시 상황이 정리된 한참 뒤에 본 적은 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취재부서의 보고서 형식이었고 자칫 도청한 녹취록으로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취재기자에게 분명히 밝혔습니다.

셋째, KBS가 한선교 의원에게 문건을 전달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릅니다. 저는 당시 어떤 인터넷 기사에서 관련된 내용을 본 기억이 있어서 당시에 우리가 이를 인정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얘기했습니다. 그러자 최경영 기자가 재차 그게 사실이냐고 물어와 당시 인터넷 매체에서 보도한 내용을 본 기억이 있어 이를 얘기한 것이고 당시에 어떤 문건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달됐는지 여부는 모른다고 밝혔습니다.

뉴스타파 보도는 이처럼 제가 설명한 부분이나 정황은 충분히 전달하지 않고 앞부분에 발언한 부분만 거듭 강조하고 있어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저는 당시 후배기자와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심경을 전달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저의를 무시하고 제 의사와 관계없이 대화내용을 일방적으로 녹음해 보도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위에서 밝힌 내용에 대해 뉴스타파 취재기자에게 항의하고 제 반론을 보도해 오해나 왜곡이 없도록 해달라고 거듭 요구했습니다. 저는 이후 납득할만한 조치가 없을 경우 법적인 절차를 밟아 사실관계를 바로잡을 것입니다. 다른 언론사에서도 사실관계가 왜곡된 이러한 보도를 근거를 보도했을 경우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저는 지금 KBS를 떠나 자회사에 와있지만 KBS가 국민의 뉴스로 거듭날 수 있도록 나름대로 제 신명을 바쳤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한순간 부주의로 KBS가 마치 불법을 일삼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다시 한 번 매도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임창건(KBS아트비전 감사) 올림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