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수 신태용 ‘신의 한 수’될까

입력 2017-07-05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신태용 감독이 새롭게 축구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4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회의를 열고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의 남은 2경기를 책임질 적임자로 신 감독을 택했다. 신 감독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과 올해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거쳐 A대표팀까지 맡게 됐다. 스포츠동아DB

■ 대표팀 새 감독 중책…위기의 한국축구 운명을 짊어지다


월드컵 예선 2경기 지휘…내년 6월 본선까지 계약
기술위, 코치 조각 전권 위임·전폭지원 약속했지만
손흥민·기성용 합류 불투명…팀 재정비 시간적 한계
9회 연속 본선행 걸린 지도자 인생 운명의 시험대


신태용(47) 감독이 또 한 번 한국축구를 구할 소방수로 나선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4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회의를 열고 공석이던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신태용 전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 신 감독은 올림픽대표팀, U-20 대표팀에 이어 또다시 중책을 맡았다. 과거 연령별 두 대표팀 사령탑에 오를 때도 갑작스럽게 빚어진 공석 상태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신 감독이 이번에는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에 적신호가 켜진 A대표팀을 수렁에서 건져야 하는 임무를 떠안았다. 만만치 않은 과제가 눈앞에 놓여있다.


● 무겁고 어려운 선택을 한 신태용 감독

한국은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2위에 올라있지만 8월 31일 이란전, 9월 5일 우즈베키스탄전을 잇달아 치러야 해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기술위는 신 감독에게 코칭스태프 조각을 위한 전권을 위임하는 등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계약기간은 내년 6월 월드컵 본선까지다. 한국이 남은 최종예선 2경기에서도 부진해 조 3위로 밀려나 2차례의 플레이오프(PO)를 거쳐야 할 경우에도 신 감독이 계속 A대표팀을 이끈다. 신 감독은 “어려운 시기에 대표팀 감독을 맡게 돼 부담스럽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홈에서 하는 이란과의 9차전은 무조건 이겨서 러시아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 축구인들이 힘을 합하면 충분히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이뤄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 러시아행 앞에 놓인 가시밭길

신 감독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남은 최종예선 2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조 3위에 머물러 PO로 밀려나면 여정은 더욱 험난해진다. 그럼에도 경기를 준비할 시간은 충분치 않다. 8월 31일 이란전에 앞서 훈련할 시간이 마땅치 않다. 더욱이 손흥민(25·토트넘)과 기성용(28·스완지시티)은 부상으로 대표팀 합류가 불투명하다. 최상의 전력을 꾸리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아울러 신 감독이 울리 슈틸리케(63·독일) 전 감독 체제에서 A대표팀 코치를 지내긴 했지만, 지난해 11월 우즈벡과의 최종예선 홈경기를 끝으로는 U-20 대표팀을 맡아왔다. 직·간접적으로 A대표팀 소식을 들었다고 하더라도 내부사정을 속속들이 알기는 어려운 처지였다. 팀 정비에도 적지 않은 공을 들여야 한다.


● 능력 입증해야 하는 3번째 소방수

한국축구는 최근 3년간 위기마다 신 감독을 찾았다. 이른 시일 내에 각급 대표팀을 안정시키긴 했지만, 그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분명 존재한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과 올해 U-20 월드컵에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런 신 감독이 또다시 소방수를 맡기로 했다. 이번은 A대표팀이다.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하면 한국축구는 치유하기 힘든 큰 상처를 입게 된다. 누구보다도 이런 사실을 잘 아는 신 감독이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목표에 도달해야 한다. 그래야만 신 감독도, 그를 선택한 대한축구협회도 웃을 수 있다.

파주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