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피플] 한국·한국말·한국음식이 그리웠던 한국영

입력 2017-07-1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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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한국영은 9일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핑타워 축구장에서 벌어진 상주상무와의 홈경기에 선발출전해 팀의 2-0 승리에 기여했다. 한국영은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국내선수’ 자격으로 이날 경기에 나섰다. 사진제공 | 강원FC

강원FC 한국영은 9일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핑타워 축구장에서 벌어진 상주상무와의 홈경기에 선발출전해 팀의 2-0 승리에 기여했다. 한국영은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국내선수’ 자격으로 이날 경기에 나섰다. 사진제공 | 강원FC

강원 이적 후 첫 경기…2-0 승리 주춧돌
“줄곧 용병 신분…조금만 못해도 큰 부담
대표팀 선발? 소속팀서 좋은 성적 내야”


강원FC 미드필더 한국영(27)은 9일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핑타워 축구장에서 벌어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9라운드 상주상무와의 홈경기에 선발출전했다. 한국영의 K리그 데뷔전이자, 이적 후 첫 경기였다. 후반 들어 다리에 근육경련이 일어나 12분 만에 교체됐지만, 그라운드 안에서 뛰는 동안에는 왕성한 활동반경을 뽐내며 강원의 2-0 승리에 주춧돌을 깔았다.

한국영은 2010년부터 프로생활을 시작해 일본 J리그 쇼난 벨마레와 가시와 레이솔, 카타르 스타스리그 카타르SC와 알 가라파SC를 거치며 외국인선수 신분으로만 뛰어왔다. 아직 병역의무를 마치지 못한 그는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위해선 6개월간 국내리그에서 뛰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최근 강원에 입단했다.

새로운 팀, 새로운 환경에 곧바로 적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강원의 홈구장은 스키점프장을 축구장으로 개조한 시설이라 일반적인 축구장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한국영은 “상주와의 경기를 하루 앞두고 홈구장에서 훈련했는데, 경기장 환경이 너무 달라 낯설었다. 집중이 안 되는 면도 있었다. 하지만 경기를 뛰기 전부터 감독님과 동료들이 편안하게 해줬고, 당일에는 팬들이 응원을 해줬다. 경기에 집중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적응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강원FC 한국영. 사진제공|강원FC

강원FC 한국영. 사진제공|강원FC


한국영이 편한 마음으로 빠르게 팀 분위기에 적응한 데는 최윤겸(55) 감독과 동료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됐다. 줄곧 ‘용병’ 신분으로 뛰어온 그에게 말이 통하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동료들의 존재는 새삼 각별하게 다가왔다. 한국영은 “대학교(숭실대) 1학년을 마치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로 내내 용병 신분이었다. K리그로 와서 우리나라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경기를 하니 행복하다. 훈련도 우리말로 한다는 것이 편했다. 음식이나 경기 외적인 면에서도 편했다. 카타르의 경우 용병이 1∼2경기만 못해도 곧바로 잘린다. 하지만 여기서 나는 국내선수 신분이기 때문에 그런 부담이 덜하다”고 털어놓았다.

국가대표 미드필더로도 활약해온 한국영은 대표팀 선발에 대해선 “내가 언급할 상황은 아니다. 일단은 소속팀 강원이 좋은 성적을 내는 데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다. 국가대표선수로서 걸맞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신태용 감독님의 눈에도 들 수 있는 것 아니겠나.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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