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타 실화냐! 그레이스, 메이저 최저타 신기록

입력 2017-07-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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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든 그레이스가 7월 23일(한국시간) 영국 사우스포트 로열 버크데일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146회 디 오픈 3라운드에서 62타를 기록하면서 남자프로골프 메이저대회 역대 최저타 신기록을 수립했다. 경기를 마친 그레이스가 갤러리의 환호에 손을 들어 감사의 뜻을 표시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디 오픈 3라운드서 마의 63타 돌파
“신기록인지도 몰랐다” 뒤늦게 감격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브랜든 그레이스(29)가 제 146회 디 오픈에서 남자프로골프대회 역대 최저타(62타) 신기록을 달성했다.

그레이스는 23일(한국시간) 영국 사우스포트 로열 버크데일 골프클럽(파70·7156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내는 완벽한 플레이를 했다. 62타는 역대 남자프로골프 메이저대회 최저타 신기록이다. 이전까지는 잭 니글라우스, 헨리크 스텐손, 필 미켈슨 등 골프의 전설과 스타들이 기록했던 63타였다.

2009년부터 메이저대회에 출전한 그레이스는 미국남자프로골프(PGA)에서 단 한 차례만 우승을 경험했고, 유럽피언 투어에서 7승을 거둔 평범한 선수다. 역대 메이저 대회 최고성적은 2015년 PGA 챔피언십에서 거둔 3위였다. 톱10 진입도 4차례 밖에 없다.

흥미로운 점은 그레이스가 3라운드 경기 때 최저타 기록 수립이 가능하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는 사실이다. 그는 18번 홀(파4)에서 파만 기록해도 신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그레이스가 18번 홀에서 2번째 샷을 한 뒤 천천히 그린을 향하자 갤러리는 환호성과 함께 박수를 보냈다.

그레이스는 모자를 가볍게 벗어 인사했지만 이 박수가 자신의 신기록 달성을 위한 응원과 기대 때문이라 걸 전혀 몰랐다. 그레이스는 2번째 샷이 홀을 넘어가 약 15m의 내리막 샷을 해야 했는데 정확한 어프로치 샷을 한 뒤 만만치 않은 거리의 퍼트를 홀에 집어넣어 대기록을 작성했다.

그레이스는 “마지막 홀에서는 보기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3번째 어프로치 샷이 정말 좋아 파를 기록할 수 있었다. 홀아웃을 하고 난 뒤 캐디가 말을 해줘 메이저대회 최저타 신기록을 달성했다는 걸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어메이징한 기록을 세운 그레이스는 “오늘 경기가 참 잘 된다고만 생각했을 뿐 기록 여부는 전혀 몰랐다. 그러니 당연히 신경이 쓰이지도 않았다. 오늘 라운드 내내 많은 버디 찬스를 맞았을 정도로 경기 자체가 잘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디 오픈은 변화무쌍한 바람과 악천후로 악명이 높은 대회다. 대회 2라운드 경기가 펼쳐진 22일도 비가 오락가락했고, 바람이 많이 불어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들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3라운드를 달랐다.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예상외로 화창한 날씨였고, 바람도 많이 불지 않았다.

전날 비로 그린은 물러졌다. 덕분에 많은 선수들이 공격적으로 홀을 공략하며 언더파를 기록하는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디 오픈답지 않아 흥미가 반감 됐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화창한 날씨는 남자프로골프 메이저대회 최저타 신기록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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