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타고 떠나는 두 도시 이야기

입력 2017-07-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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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도 진두해안길에서 바라본 장군도(왼쪽 섬)와 여객터미널과 선어시장 등 여수 시내 야경. 몇년전 까지만 해도 오후 8시만 되면 대부분 불을 꺼 적적한 분위기였으나, 이제는 다양한 경관 조명과 가로등을 활용해 낭만적이면서 화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도심의 낭만과 추억…여수&부산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시작됐다. 볼거리, 가격, 음식 등 여행지를 선택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지만 피서 인파로 전국이 북적이는 이맘때는 무엇보다 교통이 최우선 조건이다. 그런 점에서 KTX로 갈 수 있다는 것은 여행지로서 괜찮은 강점이다. 경부선 KTX의 종착역인 부산, 호남선 KTX를 타고 서울서 3시간이면 도착하는 여수는 접근성만 따지면 탁월한 여행지다. 물론 ‘좋은 곳 많은데, 휴가여행을 지방도시로 가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두 곳 모두 최근 관광자원과 콘텐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지금은 매력적인 관광상품을 여럿 지니고 있다.


▶여수
밤바다 야경과 시티투어 ‘낭만버스’ 매력
푸른 바다 품에 안은 향일암 절경도 일품

▶부산
29년 만에 복원 86m 송도해상케이블카
영화도시의 명성 그대로, ‘영화체험박물관’


여수 시티투어 ‘낭만 버스, 시간을 달리는 버스커’의 차내 공연 장면.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도심 야경과 낭만을 관광상품으로, 여수

버스커 버스커의 노래 ‘여수 밤바다’ 이후 여수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낭만’이 되었다. 야간시티투어 ‘낭만버스, 시간을 달리는 버스커’는 그런 특성을 응용한 관광상품이다.

이순신 광장을 출발해 야경 명소인 돌산대교, 소호 동동다리, 예울마루 등을 거쳐 다시 이순신 광장으로 돌아오는 코스인데, 2층 시티투어 버스에서 공연을 펼치는 것이 특징이다. 남녀간의 사랑을 테마로 해 자칫 손발 오글거릴 수도 있지만 빠른 전개와 버스 속 관객과 적극 교감하는 배우의 순발력이 어우러져 몰입감이 제법 있다. 8월5일부터 매주 금·토와 공휴일 오후7시30분에 사전예약제로 유료 운영한다.

돌산도 향일암은 오랫동안 여수를 대표해온 명소다. 1300여년 전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한 이곳은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 강화 보문사와 함께 우리나라 4대 관음기도처다. 또한 빼어난 일출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일출을 보러 새벽에 일어나는 고생을 포기하고 오전이나 낮에 찾아가도 충분히 멋지다. 전에 비해 찻길은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매표소에서 암자까지의 길은 제법 숨이 차오르는 난이도를 자랑한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귀여운 부처상, 거북 등껍질 문양의 바위, 등용문을 차례로 지나면 커다란 암벽 틈새로 거짓말 같은 샛길이 나온다. 이곳을 지나면 대웅전이 나오고, 다시 더 좁아진 바위 틈새 길로 올라가면 관음전과 원효대사 좌선대가 푸른 여수 앞바다를 품에 안은 채 반긴다. 요즘 같으면 많은 땀을 흘리는 고생이 동반되지만, 마주하는 풍경은 그런 수고가 전혀 아깝지 않다.

최근 바다가 있는 지자체마다 해상 케이블카가 붐이다. 여수도 명물 해상케이블카가 있다. 돌산공원이나 오동도 자산공원에서 탈 수 있다. 다른 지역 케이블카와 마찬가지로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도 운영한다. 거북선 대교를 바라보며 바다를 가로지를 때가 사진찍기 좋은 포인트다.

부산을 방문한 국내외 영화인들의 핸드프린팅을 전시한 영화체험박물관의 부산영화제 코너.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송도해상케이블카와 부산타워의 추억, 부산

송도해수욕장은 일제강점기 시절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공설해수욕장이다. 지금이야 해운대가 부산을 대표하는 피서지로 꼽히지만, 한 세대 전만 해도 부산을 대표하는 해수욕장은 송도였을 정도로 유서가 깊다. 이곳에도 최근 해상케이블카가 개통했다. 정확히 말하면 재개통이다. 시설이 오래되면서 안전을 위해 1988년 폐쇄했던 것을 29년 만에 700억원을 들여 복원했다. 해수욕장 북쪽 송림공원에서 서쪽 암남공원까지 1.62km 구간을 운행하는데, 최고 86m 높이에서 바다를 가로지른다. 암남공원 정류장에는 국내 최초의 케이블카 뮤지엄 ‘송도 도펠마이어 월드’와 바다위를 떠오르는 공중그네 ‘스카이스윙’, 조각 포토공원 등 아기자기한 즐길거리가 있다.

해발 69m 용두산 공원에 있는 부산타워는 높이 120m로 부산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이다. 최근 이곳은 리뉴얼을 거쳐 재개장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부산항과 영도 남포동, 자갈치 시장 등 중구 일대의 전망이 멋지다. 특히 비오는 날이면 낮게 내려앉은 구름이 타워 아래에 걸리면서 색다른 정취를 자아낸다. 리모델링 이후 타워 내에 흑백 모노톤의 트릭아트존 등 볼거리가 새롭게 생겼다.

부산은 국제영화제가 성공하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 도시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그런 부산의 특성을 살린 곳이 동광동의 영화체험 박물관이다. 지상4층 지하3층으로 이루어졌는데, 국내 최초의 영화 전문 전시·체험 시설이다. 제작과정을 단계별로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면서 익힐 수 있도록 꾸민 시설부터 한국영화 역사를 돌아보는 거리, 영화사에 남을 명작을 소개하는 광장 등 다양한 전시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러 전시기법으로 관람객에게 재미를 주는데 노력을 해 아이들과 함께 돌아보면 유익함과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여수·부산|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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