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스팽글뮤직
남자들의 뻔한 ‘노래방 레퍼토리’에 생기를 불어넣어준 ‘좋니’의 히트 메커니즘을 목도하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른 노래. 방백의 ‘다짐’(2015)이다. ‘다짐’ 또한 한때 노래방에서 멋들어지게 불러 보고픈 강렬한 욕구를 심어준 ‘남자 노래’다. 방백은 방준석, 백현진의 듀오 프로젝트. 백현진은 ‘다짐’에서 특유의 거친 야성미를 한껏 드러낸다. 이별 후 슬픔에 젖어 ‘다시 사랑 않겠다’는 허튼 맹세를 담았다. ‘그냥 중이나 될 걸 하는 헛생각 따윌 하며 반나절 한강을 걷네’라는 자책은 공감의 미소가 지어진다. 멜로디는 쉽게 익혀지지만, 술 취해 울부짖는 듯한 백현진의 독특한 창법을 따라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 창법을 따르지 않고 곱게 멜로디만 읊으면 노래의 ‘맛’이 살지 않는다.
‘좋니’는 고음의 노래다. 1절을 부르고나면 목이 따갑고, 2절 후반부에서는 눈알이 튀어나올 지경에 이른다. ‘좋니’를 꼭 부르고픈 남자들에게 ‘다짐’을 먼저 완전정복해보길 권한다. ‘좋니’ 부르기가 한결 쉽게 느껴질 수도 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