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렷다. kt 선발투수 고영표가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3일 수원 SK전에서도 고영표의 진가가 드러났다. 5이닝 9안타 5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사실 빼어난 기록이 아니었다. 다만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는 게 중요했다. 그는 SK 타자들을 상대로 3회까지 무실점을 기록했다. 5-0으로 앞선 4회 폭투로 점수를 내주긴 했지만 이어 나온 박정권~제이미 로맥을 2루 땅볼과 삼진으로 잡아내는 담력을 보여줬다. 문제는 5회였다. 선두타자 나주환에게 2루타를 허용하더니 1사 2루서 4연속 안타로 3실점하며 5-4, 턱밑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나 최근 타격감이 좋은 정의윤을 병살타로 처리하며 끝까지 1점차를 지켰다.
고영표가 무너지지 않고 버티자 타선도 힘냈다. 그가 실점한 뒤 바로 다음 이닝이었던 5회말 SK 불펜을 상대로 무려 8점을 뽑아냈다. 덕분에 고영표는 4실점하고도 시즌 8승(12패)을 거뒀다.
그동안 고영표는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잘 던지고도 승리를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야구가 이렇다. 이번에는 힘겨운 싸움을 한 그를 위해 타자들이 ‘승리’를 선물했다. 그는 쑥스러운 듯 웃었지만 값진 ‘1승’을 감사히 받았다. 시즌 10승에 대한 희망도 키웠다.
수원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