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울점&홍일점’…설현의 영리한 스크린 전략

입력 2017-09-0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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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AOA 설현이 6일 개봉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을 통해 연기자로서 성장 가능성을 높였다. 원신연 감독은 “판타지와 리얼리티를 전부 갖췄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은 영화 속 한 장면. 사진제공 | W픽쳐스

베테랑 배우들과 호흡하며 실력 키우고
매번 홍일점…관객 시선 집중 효과 노려
‘살인자의 기억법’서도 연기력 성장 평가


설현(김설현)이 영리한 스크린 전략으로 영화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아이돌 스타가 만드는 화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연기자로서 성장 가능성을 보인다. 노련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팀워크를 쌓아가는 한편 특별한 비교대상 없는 홍일점으로의 활약이 그 성장을 돕는 배경이다.

걸그룹 AOA의 멤버인 설현이 두 번째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제작 W픽처스)을 6일 공개했다. 개봉 첫 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흥행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영화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과거의 살인마(설경구)가 또 다른 연쇄살인범(김남길)의 존재를 직감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설현은 설경구의 딸이자, 김남길의 의도적인 접근에 맞닥뜨리는 인물. 두 캐릭터 사이에서 극적인 긴장을 유발시키고, 상당한 혼란도 겪는다.

“촬영 전 설경구 선배처럼 경험 많은 분들과 연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좋으면서도 큰 부담이었다”는 그는 “영화를 찍으면서 의심을 품은 혼란스러운 심리를 표현하는 일이 굉장히 어렵게 느껴져 감독님에 수없이 질문했다”고 돌이켰다.

이런 부담 속에 영화를 완성한 설현은 안정된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작진의 평가도 후하다. 연출을 맡은 원신연 감독은 설현을 두고 “판타지와 리얼리티를 전부 갖춘 연기자”라고 평했다.

향후 스크린 활약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이는 설현은 스크린 데뷔작인 ‘강남 1970’(2015)부터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유지해온 전략을 현재 촬영 중인 ‘안시성’으로도 잇는다. 다양한 작품에서 주연을 맡은 베테랑 배우들과 한 데 어우러지는 영화에 주력하는 전략이다. 설현은 ‘강남 1970’에서 이민호 김래원 정진영 등과 함께 했다. 노련한 배우들과 어우러지는 팀워크 속에 자신의 실력까지 동반 상승시키는 그는 ‘안시성’에서 조인성을 필두로 박성웅, 배성우와 함께 하고 있다.

세 편의 영화에서 홍일점의 위치를 차지한 것도 공통점으로 꼽힌다. 비중 있는 주연급 가운데 유일한 여성 캐릭터를 맡아, 일종의 ‘희소가치’를 높이는 영리한 선택이다. ‘살인자의 기억법’에는 개성이 뚜렷한 여러 인물이 등장하지만 유독 관객의 시선이 설현에 집중되는 이유도 홍일점에 어쩔 수 없이 집중되는 호기심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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