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한 달 동안 4230대가 팔려 쌍용차 티볼리의 ‘30개월 독주’를 끝내고 새로 소형 SUV 판매 1위에 오른 현대차 코나. 사진제공 l 현대자동차
티볼리, 정상 내줬지만 격차 43대에 불과
선전한 스토닉과 반등 노리는 뉴 QM3
국산 소형SUV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변화를 이끈 주인공은 현대차 코나.
8월 한 달 동안 4230대가 팔리면서 4187대를 기록한 쌍용차 티볼리를 제치고 소형 SUV 판매 1위에 올랐다. 장장 30개월 동안 판매 1위의 왕자를 지키던 티볼리를 출시 2개월 만에 밀어내 의미가 크다. 소형 SUV들의 치열한 경쟁은 시장 규모도 키우고 있다. 쌍용 티볼리, 르노삼성 QM3, 쉐보레 트렉스가 경쟁하던 시장에 현대차 코나와 기아차 스토닉이 가세하면서 시장이 지난해에 비해 두 배나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8월까지 소형 SUV 판매량은 1만3765대로, 전년 동기(7274대)에 비해 89.2%나 급증했다.
● 코나, 개성있는 디자인과 안전성으로 1위 차지
코나의 성공 비결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디자인과 기존 소형 SUV에서 볼 수 없던 첨단 사양이다.
일단 디자인은 현대 디자인 센터장 루크 동커볼케의 저력이 그대로 드러난다. 람보르기니 책임 디자이너, 벤틀리 수석디자이너 출신인 동커볼케는 “코나를 단순한 SUV가 아니라 현대의 새로운 아이콘 만들고 싶다”고 밝혀왔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보면 이런 그의 의도에 시장이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작지만 화려하고 아이코닉한 디자인이 한국 시장에서 통한 셈이다.
프리미엄급 중형 SUV 못지않은 첨단 편의사양도 한몫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후측방 충돌 경고 시스템 등 ‘현대 스마트 센스’를 기본 모델부터 선택할 수 있다. 국산 SUV 최초로 컴바이너(Combiner)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적용한 것도 차별점이다. 다양한 주행 관련 정보를 운전자의 눈높이에 설치된 별도의 유리판으로 확인할 수 있다.
● 쌍용차, 티볼리 아머 출시하며 시장 방어
불과 43대 차로 코나에게 1위 자리를 내주었지만 쌍용차 티볼리의 상품성과 시장 지위는 상당히 견고한 것으로 재확인됐다.
현대차 코나와 기아차 스토닉의 협공에도 불구하고 티볼리는 8월 4187대를 판매했다. 신차 두 대가 나온 상황에서도 기존 판매량을 지킨 것은 티볼리의 저력이 만만치않음을 의미한다.
신차 공세 속에 발빠르게 디자인을 강화한 티볼리 아머와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티볼리 아머 기어에디션을 출시해 대응한 전략이 주효했다. 티볼리 아머 기어 에디션은 국내 처음으로 주문제작형 콘셉트를 적용한 모델이다. 아웃사이드미러, 리어 LED 윙로고 엠블럼, 도어스팟램프, 블랙휠, 루프컬러, 데칼 등 다양한 전용 아이템을 원하는 대로 선택하고 조합해 수십만가지의 서로 다른 모델을 만들 수 있다.
● 기아차 스토닉 선전, 르노삼성 뉴 QM3는 분발해야
기아차 스토닉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8월에 1655대를 판매하며 월 목표인 1500대를 가볍게 돌파했다. 국산 디젤 소형 SUV로는 유일하게 1900만원 대에 구입이 가능하고, 연비도 17.0km/L로 동급 최고수준이라는 점이 시장 반응을 끌어냈다.
르노삼성은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뉴 QM3를 8월 초 출시하며 시장 탈환에 나섰다. QM6와 SM6에서 이어지는 프렌치 시크 스타일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내외 디자인을 업그레이드 했고, 인포테인먼트 및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등을 추가해 편의사양도 보강했다. 하지만 아직 시장 반응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8월 908대를 판매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르노삼성 측은 9월 이후 판매가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