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류현진이 6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홈경기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포스트시즌 선발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변화구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고, 직구 구속을 끌어올린 점이 돋보였다. 2회 힘차게 투구 중인 류현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그러나 리턴매치에선 달랐다. 6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100구) 3안타 5볼넷을 내줬지만, 삼진 7개를 곁들이며 1실점으로 호투했다. 1-1 동점 상황에서 교체돼 시즌 6승 사냥에 실패하고 팀도 1-3으로 패하며 5연패(92승 46패)에 빠졌지만, 류현진의 시즌 방어율은 종전 3.71에서 3.59(117.2이닝 47자책점)로 낮아졌다. 또 PS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애리조나를 상대로 달라진 모습을 보인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볼 배합을 바꾸면서 변화구에 대한 자신감을 찾은 것이 큰 수확이었다.

● ‘파이브 피치’ 투수로 진화하나
류현진은 최고구속 151.6㎞(94.2마일)의 패스트볼(30개)과 커터(20개), 체인지업(30개), 슬라이더(14개), 커브(6개)를 섞어 던졌다. 직구 계열 구종의 구사비율이 50%로 지난 등판과 견줘 크게 줄었지만, 구위가 살아난 덕분에 변화구가 통했다. 7개의 삼진을 솎아낸 결정구는 체인지업(3개)과 커터, 슬라이더(이상 2개)였다. 기존에 잘 던지지 않던 슬라이더의 비중을 크게 늘린 것도 효과적이었다. 특히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도 과감하게 슬라이더를 던진 것은 류현진이 최대 5개의 구종으로 상대 타자의 노림수를 뺏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운 대목이다. 5회 1사 후 크리스 아이아네타의 강습 타구에 오른쪽 다리를 맞는 아찔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하며 아웃카운트를 늘린 장면에선 비장함도 엿보였다.

● 5개의 볼넷은 ‘옥에 티’
불안요소도 있었다. 고의4구 하나를 포함해 총 5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이 가운데 3개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나왔다. 투구수가 불어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1회 아이아네타를 상대로 0B 2S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하고도 볼넷을 허용해 위기를 자초한 점이 아쉬웠다. 볼카운트가 몰렸을 때 커터의 제구가 잘 되지 않았다. 100개의 공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58개였다. 류현진은 고질적인 제구 불안을 안고 있는 투수가 아니다. 올 시즌 이닝당 볼넷 허용은 0.36개(117.2이닝 42볼넷)에 불과하다. PS 선발 경쟁이 한창인 현시점에선 불안요소를 하나라도 줄여야 하기에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부분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