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 피치도 OK’ 변화구 자신감 되찾은 류현진의 반전

입력 2017-09-0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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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이 6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홈경기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포스트시즌 선발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변화구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고, 직구 구속을 끌어올린 점이 돋보였다. 2회 힘차게 투구 중인 류현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LA 다저스 류현진(30)은 8월 31일(한국시간) 애리조나 원정에서 4이닝 6실점의 뭇매를 맞았다. 포스트시즌(PS) 선발로테이션 진입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터라 아쉬움을 더했다. 변화구 자신감이 떨어진 탓에 직구 위주의 승부를 펼쳤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포심패스트볼(패스트볼·33개)과 컷패스트볼(커터·28개) 등 직구 계열 구종의 구사비율이 76.3%에 달했고, 체인지업(12개)과 커브(5개), 슬라이더(2개) 등 변화구 구사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문제는 직구 최고구속이 147.4㎞(91.6마일)에 그쳤던 탓에 효과적인 투구가 어려웠다는 점이다.

그러나 리턴매치에선 달랐다. 6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100구) 3안타 5볼넷을 내줬지만, 삼진 7개를 곁들이며 1실점으로 호투했다. 1-1 동점 상황에서 교체돼 시즌 6승 사냥에 실패하고 팀도 1-3으로 패하며 5연패(92승 46패)에 빠졌지만, 류현진의 시즌 방어율은 종전 3.71에서 3.59(117.2이닝 47자책점)로 낮아졌다. 또 PS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애리조나를 상대로 달라진 모습을 보인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볼 배합을 바꾸면서 변화구에 대한 자신감을 찾은 것이 큰 수확이었다.



● ‘파이브 피치’ 투수로 진화하나

류현진은 최고구속 151.6㎞(94.2마일)의 패스트볼(30개)과 커터(20개), 체인지업(30개), 슬라이더(14개), 커브(6개)를 섞어 던졌다. 직구 계열 구종의 구사비율이 50%로 지난 등판과 견줘 크게 줄었지만, 구위가 살아난 덕분에 변화구가 통했다. 7개의 삼진을 솎아낸 결정구는 체인지업(3개)과 커터, 슬라이더(이상 2개)였다. 기존에 잘 던지지 않던 슬라이더의 비중을 크게 늘린 것도 효과적이었다. 특히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도 과감하게 슬라이더를 던진 것은 류현진이 최대 5개의 구종으로 상대 타자의 노림수를 뺏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운 대목이다. 5회 1사 후 크리스 아이아네타의 강습 타구에 오른쪽 다리를 맞는 아찔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하며 아웃카운트를 늘린 장면에선 비장함도 엿보였다.



● 5개의 볼넷은 ‘옥에 티’

불안요소도 있었다. 고의4구 하나를 포함해 총 5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이 가운데 3개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나왔다. 투구수가 불어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1회 아이아네타를 상대로 0B 2S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하고도 볼넷을 허용해 위기를 자초한 점이 아쉬웠다. 볼카운트가 몰렸을 때 커터의 제구가 잘 되지 않았다. 100개의 공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58개였다. 류현진은 고질적인 제구 불안을 안고 있는 투수가 아니다. 올 시즌 이닝당 볼넷 허용은 0.36개(117.2이닝 42볼넷)에 불과하다. PS 선발 경쟁이 한창인 현시점에선 불안요소를 하나라도 줄여야 하기에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부분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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