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행주 “눈 실명 고백, 정말 큰 결심이었죠”

입력 2017-09-10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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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메바컬쳐 제공

[DA:인터뷰②] 행주 “눈 실명 고백, 정말 큰 결심이었죠”

‘쇼미더머니6’ 우승자 행주는 지원 당시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현장지원에 응했다. 이유는 같은 그룹 멤버 리듬파워의 탈락을 보고 결심이 섰기 때문. 한 편의 드라마를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행주의 ‘쇼미더머니6’ 도전기는 우연의 일치와도 같았다. 우승을 거머쥔 지금, 다시 돌이켜 본 그때의 상황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 ‘쇼미더머니6’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이전에도 있었나?

“‘쇼미더머니6’에 나올 생각이 없었어요. 이전에는 있었죠. 아주 오래전에요. 리듬파워 멤버들과 다음 시즌에 나가자고 했었는데, 그때 갑자기 눈이 안 좋아진 거예요. 그래서 심적으로 지치기도 했고, 제가 아픈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이게 노출이 되면 제가 랩을 잘 해도 랩을 안 보고 그 상황만 보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 현장지원을 했다고 들었는데, 당시 상황을 설명한다면?

“1차 예선 당시 장소가 우리 집에서 30분 거리였어요. 지구인이 당시 예선에 참가해서 매니저에게 잘 했냐고 물었는데, 딜레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가까우니까 응원이나 가야겠다 생각했는데, 지구인이 탈락한 걸 보는 순간 2년 전 탈락한 순간이 생각났어요. 그때 마침 현장지원이 있다는 걸 알려주셨고, 그걸 보고 지원을 했죠. 제 모든 플랜이 바뀌게 된 순간이에요.”

● 대본으로도 만들지 못하는 드라마틱한 순간 같다

“정말 놀라운 건, 모든 순간이 하나라도 삐끗했으면 전 우승하지 못했을 거예요. 사이퍼 때도 제가 1등을 못 했다면 지코, 딘 팀에 들어가지 못했을 거고요. 나중에 들어보니까 두 친구는 절 뽑을 생각이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모든 게 완벽했던 거죠.”

사진|아메바컬쳐 제공



● 점점 우승에 가까워질수록 어떤 생각이 들었나?

“우승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직전까지도 못했어요. 이번에 얻은 교훈이 있다면, 계획을 멀리 세우는 게 좋을 게 없다는 거죠. 당장 앞에 있는 걸 깨는 게 중요하고요. 크게 봤을 때 살아가는 데에 그런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큰 그림을 그리면 그 중간 단계에서 얼마든지 넘어질 수도 있는 거잖아요. 노선이 변경되면 힘들어지는 거고요. 제 앞에 있는, 당장 근접한 목표를 세우고 그걸 깨면서 가자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럼 제가 목표를 못 이뤄도 성취감이 들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죠. 깨달은 게 많아요.”

● 이번에 넉살, 우원재, 조우찬 등 많은 우승 후보가 있었다. 그 와중에 행주가 우승할 거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은 건 아니었는데.

“정말 모든 사람이 몰랐을 거예요. 저희 팀 멤버들도 몰랐고, 투표 해준 사람들도 그렇고요. 행주라는 래퍼가 잘 하고, 또 쉬운 상대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우승까지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거죠. 이것도 너무 재밌었어요. 안 되는 것도 되게 하는 걸 증명한 꼴이니까요. 이 부분에 있어서 만족스러워요. 저는.”

● 마지막에 넉살, 우원재와 함께 우승후보게 오를 거라는 예상을 했었나?

“TOP6 때 예상했었어요. ‘레드 선’(Red Sun) 작업을 할 때 이곡으로 사람들에게 한해를 이기는 게 아니라, ‘쇼미더머니6’에서 역사를 쓸 거라고 했거든요. 비트를 듣는 순간부터요. 그래서 이 곡을 베스트로 만들었어야만 했어요. 그때 TOP3까지는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고요.”

사진|아메바컬쳐 제공



● 그런 의미에서 ‘레드 선’은 정말 남다를 것 같다.

“그렇죠. 그냥 저를 이기게 해준 게 아니라, 절 우승자로 만들어준 곡이니까요”

● ‘쇼미더머니6’에서 한쪽 눈이 실명된 것에 대해 밝혔다.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 같은데.

“너무 큰 결심이었죠. 사실 저는 그냥 감기 걸린 거랑 똑같다고 생각하고 임했어요. 누구나 감기는 걸리는데, 그걸 숨길 필요는 없잖아요. 그런 태도로 임했고요. 근데 그걸 안타깝게 바라보고, 그걸 대단하게 바라봐주면서 걱정해주는 대우를 받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죠. 그래서 그 시점에는 제가 솔직해지자 결심했고, 솔직하게 말하고 쿨한 게 뭔지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예전에는 제가 발가벗은 느낌이었다면, 수영장에서 몸 자랑하는 느낌으로 임했어요.”

● ‘레드 선’이 결승 무대에서 선보였으면 어땠을까 생각하기도 했나?

“우승 무대였다면, 저는 아마 결승에도 못 갔을 거예요. 우승후보로 만들어주고, 결승에 설 수 기회를 준거라 타이밍이 정말 적절했던 거죠.”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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