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문근영, 화려한 귀환

입력 2017-09-1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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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근영. 사진제공|나무엑터스

네차례 수술 딛고 영화 ‘유리정원’ 컴백
10년만의 주연…부산영화제 개막작으로


배우 문근영이 부상 악재를 털고 화려하게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갑작스러운 투병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낼 준비를 마쳤다.

영화 ‘유리정원’(제작 준필름)이 10월12일 개막하는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면서 주연 배우인 문근영 역시 기대의 시선을 받고 있다. 영화제 시작과 함께 모아지는 스포트라이트가 개막작 주인공인 문근영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문근영은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출연이 한창이던 2월, 오른팔 통증으로 응급실을 찾았다가 급성구획증후군 판정을 받아 네 차례 수술을 받았다. 구획증후군은 팔이나 다리 안쪽 구획에 있는 근육이 정상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다가 그 구획 안에 압력 이상이 생겨 근육과 신경, 혈관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수술 받지 않으면 근육이 괴사되는 이 질환으로 문근영은 계획한 공연을 예정대로 마칠 수 없었고, 드라마나 영화 등 연기활동도 이어가기 불투명한, 어려운 날들을 보냈다.

이 때문에 ‘유리정원’에 거는 영화계의 기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더 많은 관객에 소개할 수 있는 기회는 그에게 각별할 수밖에 없다. 문근영 역시 “영화제에서 영화를 소개하기는 처음이라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유리정원’은 문근영이 사실상 10년여 만에 내놓는 주연영화다. 2015년 영화 ‘사도’에 출연했지만 비중이 크지 않았고, 극의 흐름을 주도하지 않는 역할이었다. 결국 자신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연영화는 2006년 김주혁과 함께 한 ‘사랑 따윈 필요없어’ 이후 ‘유리정원’이 처음이다.

영화는 숲 속 유리정원에서 혼자 인공혈액을 연구하는 과학도와 그를 훔쳐보며 소설을 쓰는 무명작가의 이야기다.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세상에 밝혀지는 충격적인 비밀을 다루고 있다. 문근영이 베일에 싸인 주인공인 과학도를 맡아 미묘한 심리극을 이끈다.

‘유리정원’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될 예정이지만 일찌감치 영화계의 시선을 받아왔다. 영화 ‘마돈나’를 통해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신수원 감독의 신작이라는 사실도 기대를 높이는 또 다른 배경이다.

하지만 신수원 감독은 자신의 역할보다 문근영의 활약에 주목해달라고 말하고 있다. 감독은 “문근영을 처음 만났을 때 눈을 보고 반했다”며 “순수한 모습도 있지만 극단적일 열망까지 표현해야하는 역할이라 눈동자로 감정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그런 부분을 잘 냈다”고 신뢰를 보였다. “문근영은 짐승 같은 눈빛을 가졌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문근영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양한 무대에 올라 작품을 알릴 계획이다. 영화제 개막을 알리는 책임도 맡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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