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해커. 스포츠동아DB
가장 중요한 시기에 등판을 하지 못한 해커도 팀 동료들에게 굉장히 미안한 모습이었다. 이른 시간 야구장에 출근해 꾸준히 보강훈련을 하며 빠른 복귀를 위해 노력했다.
사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커는 최근 격한 통증 속에서 투구를 이어왔다. 후반기 들어 투구 때 발을 내딛는 왼쪽 발목에 통증이 시작됐고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결과 뼈에 염증이 발견됐다. 팀 관계자는 “해커가 순위싸움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통증을 꾹 참고 투구를 계속해왔다. 12일 두산전 선발을 앞두고 불펜 피칭을 했는데 발목이 더 악화되면 잔여 시즌과 포스트시즌 투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로테이션에서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커는 엔트리에서 제외된 직후부터 치료에 집중해 포스트시즌에서 정상적인 투구가 가능한 몸을 완성했다. NC의 1군 데뷔시즌이었던 2013년부터 함께 하고 있는 해커는 올 시즌 9월 초까지 선발로테이션을 지키며 11승7패 방어율 3.69를 기록했다. 한국과 팀에 대한 애정도 깊다. 2013년 9월 아내를 설득해 첫 딸을 한국에서 출산하며 공백을 최소화하기도 했다.
외국인선수는 실력 뿐 아니라 팀에 대한 헌신과 애정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가을야구 같은 큰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가 팀 전체 분위기에 해를 끼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해커가 통증을 씻고 복귀하면서 NC는 제프 맨쉽, 장현식, 이재학과 함께 튼튼한 선발진으로 포스트시즌을 준비한다. 김경문 감독은 “구창모는 포스트시즌 때 불펜에서 역할이 클 것 같다. 좌완인데다 긴 이닝도 던질 수 있다”며 가을야구 마운드 운용 계획을 내비쳤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