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윤계상 "'범죄도시' 장첸, 배우로서의 행보에 대한 시도이자 증명"

입력 2017-10-07 14: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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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윤계상. 그는 부단히 노력했다. 1999년 god라는 아이돌로 데뷔해 댄디함과 장난끼 많은 옆집 오빠의 이미지를 안고 아이돌로 우뚝 섰다. 그리고 2004년 연기를 시작해 변화무쌍한 필로그래피를 쌓으면서 어느새 13년 차 배우가 됐다.

그는 자신의 세련미와 댄디함을 안고 대중적인 이미지로 연기를 시작했지만 자신이 쌓은 이미지에 대한 반증을 위해 소위 잘 팔리지 않는 연기를 꾸준히 시도해왔다. 그러면서 그동안 자유분방한 모습과는 다른 내면적인 연기로 조금씩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3일 윤계상이 도전한 첫 악역 장첸이 베일을 벗었다. 청불 영화지만 추석 극장가예매 점유율 1위를 지키면서 4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영화 ‘범죄도시’는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괴물형사들의 조폭 소탕작전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윤계상은 사연도 없고, 피도 눈물도 없는 ‘그냥 나쁜 놈’ 신흥범죄조직의 악랄한 보스를 연기했다,

윤계상은 갑작스러웠지만 언젠가는 했어야 할 용기 있는 시도에 “저의 배우 인생에 새로운 장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연기에 대해 “숨고 싶다”며 엄살을 부리기도 했다.


그는 장첸이 되기 위해 긴 장발을 선택했고, 상대역인 마동석과의 호흡을 위해 몸을 키웠다. “똑같은 모습으로 보여 지고 싶지 않았어요. 깡패하면 짧은 머리 험악하고...(뭐 그런 모습들을 상상하는데)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워낙 큰 (마)동석이 형을 상대해야 하다 보니 몸은 5kg 정도 키웠어요. 장첸스럽기 위해 걸음걸이까지 고민했죠.”

오랜 시간 함께해온 동료 god 멤버들의 평은 어땠을까. “잘 했다고 했다. 정말 인정받기 싶은 인간들인데...(웃음)” 그러면서 극중 장첸의 연변 사투리를 따라한다고 덧붙였다.

“사투리의 경계를 신경을 많이 썼어요. 김윤석 선배 같은 사투리를 쓸까...원래 장첸의 기본톤이 상당히 높았어요. 너무 이상하더라고요. 장첸하고 어울리지 않았어요. 못 알아들을 정도 였어요. 너무 연기 하는 것처럼 보여서 힘을 빼고 표준말로 좀 바꾸고 자연스럽게 굴러가게 만들었습니다.”

장첸은 도끼를 휘두르며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쉽게 사람들을 죽여나간다.
“사람을 죽이는 행동은 데미지가 있어요. 현장에서는 우두머리가 된 것 같은 느낌이지만 집에 오면 잔상이 오래 남아요,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생각나고, 찝찝한 기분이 계속 되더라고요.”


윤계상은 인터뷰 내내 자신과 함께 호흡을 맞춘 동료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처음 영화를 볼 때 한 10분은 제 연기를 봤어요, 하지만 그 뒤로는 정말 영화를 보고 있었습니다. 배우들이 ‘이렇게 잘 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이 영화의 큰 장점은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은 정말 좋은 배우들이 많이 나온다는 거에요.
연기를 정말 잘해요. 절실한 배우들, 수많은 작품에서 수많은 역할을 했지만 아쉬움이 많은 배우들이 많아요. 연극도 오래하고 이 바닥에 오래 있었던, 빨리 빚을 봐야 하는데 이 영화가 그들에게 시작을 알리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들이 있어 호흡도 좋았고, 그 덕분에 영화가 잘 나온 것이라고 생각해요.“

윤계상은 ‘범죄도시’를 통해 “윤계상이 ‘이런 역할도 할 수 있구나, 계속 발전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면서 시험대에 올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게 허락이 된다면 제 연기 인생에 더욱 많은 장이 열릴 거라고 생각해요. 시도적인 역할을 계속 하고 싶어요. 이 작품은 변신이에요. 배우 윤계상의 시도이자 지금까지 행보에 대한 증명. 괜히 연기 생활을 한 것이 아니라 여태까지 공부한 것들을 마음껏 할 수 있었던 기회.”

마지막으로 윤계상은 자신이 배우로서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에 대해 “백지 상태의 얼굴. 개성이 강하지 않은 얼굴. 가장 큰 힘은. 선과 악이 같이 있다는 말을 하는데 정말 감사하다. 눈이 매서운데 눈 때문에 그런 것 같다”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출처=머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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