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성(가운데) 감독이 10월 12일 베트남 프로축구 V리그 호앙안자라이FC 총감독으로 선임됐다. 사진제공 | 호앙안자라이FC
유소년 아카데미 기술위원장 역할도
베트남에 ‘축구한류’가 커져가고 있다. 국가대표팀 코치로 활동한 정해성(59) 감독이 10월 12일 베트남 프로축구 V리그 호앙안자라이FC 총감독으로 선임됐다. 최근 박항서(58) 감독이 베트남 국가대표팀 및 올림픽대표팀 총감독으로 선임된 것에 이은 또 한 번의 반가운 소식이다.
공교롭게도 정 감독과 박 감독은 2002한일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71·네덜란드) 감독을 보좌하며 한국축구의 월드컵 4강신화 달성에 큰 역할을 했다.
정 감독은 허정무(62) 감독(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을 도와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도 기여했다. 경험이 풍부하고 탁월한 리더십을 갖춘 정 감독의 능력을 호앙안자라이도 높이 샀다.
뜨거운 축구열기와 관심에 비해 실력이 다소 부족한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축구는 여전히 동경의 대상이다. 화려하진 않아도 꾸준하고 진솔한 정 감독의 이력과 인간적인 성품도 매력적으로 다가온 모양이다.
제주 유나이티드∼전남 드래곤즈 등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주요 클럽을 이끈 그는 4월 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과 잠시 호흡을 맞추다가 신태용(47) 감독의 부임과 함께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근에는 모교 중앙고를 이끌며 후배들에게 재능기부를 했다. 이에 깊은 인상을 받은 구단 수뇌부는 정 감독과 계약을 체결하면서 성인 1군 선수단뿐 아니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과 협력 운영하는 유소년 아카데미를 관리하는 기술위원장의 역할까지 안겼다.
호앙안자라이는 베트남 유소년 축구 육성에 앞장선 클럽으로 자국 성인 대표팀보다 높은 인기를 누린 연령별 대표팀에 많은 선수를 배출했다. 인천 유나이티드를 거쳐 강원FC에 안착한 베트남 국가대표 쯔엉도 호앙안자라이 출신이다. 정 감독은 “클럽의 오늘과 내일을 동시에 준비하는 중책을 맡았다. 풀뿌리를 꾸준히 성장시키고, 현재 주축들의 기량을 키워 베트남 축구에 새로운 ‘한류’를 불어넣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