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의 폴 인 베이스볼] 준PO 5차전…경험, 투수교체 타이밍에서 갈린 명암

입력 2017-10-16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롯데 박세웅이 5회초 무사 1,2루 NC 스크럭스에게 선제 1타점 중전 안타를 허용한 후 강판되고 있다. 사직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5차전까지 치열하게 펼쳐진 준플레이오프(준PO)의 승자는 결국 NC였다. NC는 에이스 에릭 해커, 롯데는 가을야구 경험이 전무한 영건 박세웅을 5차전 선발로 내세워 결코 돌이킬 수 없는 마지막 승부를 펼쳤다. 팽팽하던 흐름은 NC가 대거 7득점한 5회초 순식간에 크게 기울어졌다. 정규시즌 3위 롯데를 3승2패로 따돌린 4위 NC는 이제 17일부터 2위 두산과 PO에서 맞붙는다.


Q=먼저 5차전을 짚어보자. 사실상 5회초에 승부가 결판났다. 박세웅은 선두타자 박민우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두 번째 투수 조정훈은 볼넷 3개를 남발했다. 롯데 벤치가 좀더 기민하게 움직였더라면 실점을 최소화할 수도 있었을 텐데.

A=초반은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박세웅은 첫 포스트시즌(PS) 경험인 데다가,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9월 26일 사직 한화전) 이후 근 20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는데도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그러나 투구수가 70개를 넘어서면서 볼의 힘과 제구력이 급격히 떨어졌다(4회까지 75개). 5회 들어 롯데 불펜에서 조정훈이 몸을 풀었는데, 박세웅의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롯데 벤치가 좀더 일찍 준비했더라면 어땠을까. 또 왜 조정훈이라는 한 장의 카드만 꺼내들었는지도 조금은 아쉽다. 송승준과 박진형도 함께 몸을 풀었더라면 이후 상황에 대처하기가 좀더 수월했을 수 있다. 좌타자에 대비한 좌완 이명우 때도 마찬가지다. 준비가 늦었던 데다, 카드가 적어(이명우 외의 다른 투수는 불펜에 없었다) 선택의 여지없이 말려들었다. 지금은 페넌트레이스가 아니다. 이게 5회초 7실점의 결정적 빌미가 된 것 같다. 반대로 해커는 5회말 위기에서 에이스다운 피칭을 했다. 여기서 롯데가 2~3점 정도를 따라붙었더라면 경기 양상은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 공격력이 뛰어난 팀이라 더 아쉬웠다.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 경기가 열렸다. 5회초 교체 등판한 롯데 조정훈이 역투하고 있다. 사직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Q=준PO를 총결산해보자. 양 팀의 승인과 패인부터 살펴봐야 할 듯하다. 롯데가 부족했던 점은 무엇이고, NC가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특히 롯데 벤치는 시리즈 내내 투수교체에서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A=1·2차전과 3·4차전의 양상이 달랐다. 1·2차전은 투수전이었고, 마산에서 벌어진 3·4차전 때는 홈런을 포함한 양 팀의 장타력이 발휘됐다. 결국 5차전에서 드러난 대로, NC가 공격력에서 조금 더 앞서지 않았나 싶다. PS에선 경기가 거듭될수록 타자들이 투수의 볼 배합을 읽게 마련이다. PS 경험이 많은 NC 벤치와 타자들이 더 노련했다. 롯데 입장에선 역시 투수교체 타이밍이 제일 아쉬웠다.


Q=이번 준PO 승부의 최대 분수령이 된 경기는 몇 차전인가? 비 때문에 4차전이 하루 순연된 것도 빼놓을 수 없을 듯하다. 두산과의 PO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

A=롯데가 조쉬 린드블럼을 4차전 선발로 쓰고 승리해 흐름이 좋았는데, 홈(5차전)에서 분위기를 살리지 못했다. NC는 와일드카드부터 치르고 올라와 체력이 소모됐다고 봐야 한다. 아무래도 두산은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투타의 컨디션을 얼마나 회복했을지는 궁금하다. 단기전에선 컨디션이 중요한 법이다. PO도 5차전까지 길게 간다면 아무래도 두산이 유리하다.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 경기가 열렸다. 9-0 대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은 NC 김경문 감독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직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Q=NC가 PO에서 두산과 대등하게 싸우려면 어떤 점에 집중해야 할까?

A=해커가 결정적 키를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준PO에서 2경기를 책임진 해커를 NC가 어떻게 쓸지가 중요하다. 준PO 전반으로 살펴보면 투수들이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장타를 허용하기도 했다. 또 수비실책과 주루사가 좀 나왔는데, PO에선 이런 장면을 줄여야 한다. PO는 더 부담스러운 무대다. 미스 플레이를 줄여 더 멋진 경기를 팬들에게 보여주기를 당부한다.

조범현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