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NC 다이노스
NC 김경문 감독이 2017시즌 개막을 앞두고 한 말이다. 김경문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대대적인 리빌딩을 선언했다. 이호준, 이종욱 등 베테랑들을 단 한번도 1군 캠프에 부르지 않았다. 감독의 의중을 정확히 이해한 이호준은 시즌 개막 후 한동안 경기도 고양시 숙소에서 머물며 30대 중후반 동료들과 함께 퓨처스 경기를 열심히 뛰었다. 시즌 중반 기존의 주축 야수진이 1군 백업 멤버로 합류하며 세대교체의 바통터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모창민은 타율 0.312에 17홈런 90타점을 올리며 이호준이 없는 NC 타선의 빈자리를 채웠다. 권희동, 김성욱, 김준완, 노진혁 등 야수진의 성장도 성공적이다. 마운드에서는 장현식과 구창모가 선발투수로 완성됐다. 만22세 우완 장현식은 9승, 만20세 좌완투수 구창모는 7승을 올렸다. 전반기 구창모는 극도로 부진했지만 김 감독은 “10번 이상 무조건 선발 기회를 보장 하겠다”는 약속을 스스로 지키며 깨달음을 독려했다.
장현식과 구창모는 시속 150㎞ 이상 강력한 구위를 자랑한다. 아직 경험과 제구에 부족함이 있지만 리그 전체를 통틀어 20대 초반 투수 중 가장 큰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임정우, 정수민 등도 1군에서 계속 기회를 얻으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NC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의 벽을 넘는 데 또다시 실패했다. 그러나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맛봤다.
가을야구의 승리와 패배는 NC 젊은 선수들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자산이다. 김경문 감독은 “큰 경기에서 성취는 굉장히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올해 가을야구가 그래서 더 소중하다”고 말했다.
‘무관의 명감독’은 개인적으로 10번째 맞은 가을무대에서도 우승에 실패했다. 그러나 팀을 더 젊게, 그리고 강하게 만들었다. 2018년 NC는 외국인 투수만 잘 보강하면 올해보다 훨씬 더 강한 전력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리빌딩 성공에 가을야구 수업이라는 큰 경험까지 더해진 NC, 김경문 감독의 2017년은 시즌 초 전망보다 훨씬 완성도가 높았다. 그리고 그 과정이 아직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기다릴만한 매력이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