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는 두산의 한국시리즈(KS) 3연패 도전에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존재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허리를 다쳐 당장 KS 1차전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다. 그가 차지하는 팀 내 비중이 워낙 커 양의지의 컨디션은 한국시리즈 우승컵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스포츠동아DB
양의지는 일단 21일 허리 통증의 원인에 대해 정밀검진을 받은 결과 ‘단순 염좌’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KS 출장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통증 부위가 다름 아닌 허리이기 때문이다.
양의지는 20일 마산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PO) 3차전에 포수로 선발출장한 뒤 1회말 수비 도중 극심한 허리 통증을 느꼈다. 2회초 공격 때 대타 박세혁으로 교체된 뒤 하룻밤을 창원에서 보내고 21일 오전 8시40분 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이동했다. 4차전 출장 선수 명단에선 아예 제외됐다.
천만다행으로 정밀검진 결과 단순 염좌로 판정 나 한시름을 놓게 됐지만 두산은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검진 결과 이상이 없어도 허리는 순간적으로 힘을 쓰는 운동선수에겐 매우 중요한 부위다. 그래서 두산도 “지속적으로 관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PO 3차전 1회에) 공을 받고 일어나는 순간에 (허리 통증이) 올라왔다. 양의지는 갑자기 허리가 아픈 게 아니라 시즌에도 원래 좀 좋지 않았다”고 설명하면서 “허리가 아프면 포수뿐만 아니라 다른 포지션의 선수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두산은 PO 엔트리를 짤 때 포수 3명을 포함시켰다. 양의지의 뒤를 받치는 박세혁(27)과 9월에 군복무(경찰야구단)를 마치고 복귀한 장승현(23)이 들어갔다.
두산 박세혁. 스포츠동아DB
김 감독은 박세혁에 대해 “원래 방망이가 좋지만 수비나 모든 부분에서도 많이 성장했다. 이제 웬만한 다른 팀 가면 주전포수를 해도 된다”며 신뢰를 보냈다. 실제로 박세혁은 PO 3차전과 4차전에서 양의지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안정감 있는 안방살림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방망이로도 2루타 1방을 포함해 9타수 4안타(타율 0.444)에 3볼넷 1타점 3득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장승현은 2013년 두산에 입단한 뒤 1군에 모습을 보인 적은 없지만 경찰야구단에서 포수로서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11월에 열리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표팀에 발탁됐을 정도로 장래성을 인정받고 있다. 김 감독은 “타격은 아직 1군 투수들을 이겨낼 정도가 되지 않지만 수비가 좋다. 특히 송구가 빠르고 정확하다”고 평가했다.
비록 단순 염좌로 판정 났지만 PO 4차전 출장을 포기하고 서울로 이동했을 만큼 양의지의 허리 상태는 썩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또한 주전 유격수 김재호도 여전히 어깨 상태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둘 다 KS 출장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큰 걱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둘 다 (KS 출장 가능성을) 잘 모르겠다. 어떻게 될지…”라면서 “없으면 없는 대로 하겠다. 백업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 (PO에서 승리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