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첫방] ‘더 유닛’ 욕하면서도 볼테지…제2의 뉴이스트 나올까

입력 2017-10-28 09: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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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첫방] ‘더 유닛’욕하면서도 볼테지…제2의 뉴이스트 나올까

데뷔 5년차 그룹 뉴이스트는 Mnet ‘프로듀스101 시즌2’를 통해 부활했다. 뉴이스트는 그들이 성공하지 못한 그룹이었음을 인정하며 연습생 신분으로 돌아가 초심을 다졌다. 국민 프로듀서들은 ‘왜 뉴이스트가 지금까지 뜨지 못했느냐’며 그룹의 재능을 알아보지 못했던 과거를 미안해하기도 했다. 이렇게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은 양면성을 지닌다. 과열된 경쟁을 부추기고 인간을 상품화한다는 우려가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바꿀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KBS2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은 연예계 데뷔 경력이 있고 무대에서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싶은 이들의 무한한 재능과 잠재력을 발굴해 최강 아이돌 유닛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프로듀스101 시즌2’ 뉴이스트와 비슷한 처지였던 가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셈이다.

시청자들이 직접 남자 팀 9명과 여자 팀 9명을 뽑는다. 더불어 가수 비를 중심으로 황치열, 현아, 태민, 산이, 조현아가 선배 군단으로 함께 해 노하우 전수와 힐링을 담당한다.

한경천CP는 “‘더 유닛’은 청춘, 꿈에 대한 이야기다. KBS가 꿈을 이뤄주겠다는 게 아니라 꿈을 이룰 수 있게 조력자 역할을 하겠다”고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박지영PD 역시 “‘오디션 프로그램을 또 하느냐’는 말이 많았다. 우리 스스로에게도 모험이다. 참여하는 분들이 취지에 공감했고 진정성을 담으려고 한다. KBS에서 몇 년 동안 이렇게 많은 인력을 투입한 경우가 없었다. 쇼, 드라마, 리얼리티 제작진이 함께 한다. 출연자는 아이돌이지만 인생에 있어서도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교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하지만 ‘더 유닛’ 제작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후발주자의 대명사 KBS의 행태를 비판했다. 트렌드를 주도하기 보다는 따라가기 바쁘다는 것. 우선 신드롬을 일으킨 Mnet '프로듀스101’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한경천CP는 “트렌드를 반영해야하는 사명감도 있고, 구성을 하다보면 아주 독창적인 것을 탐구하기에도 쉽지 않다. 제한적이었던 부분은 인정한다. 90개 이상 기획사들과 미팅을 했는데 대형 기획사가 없다. 깊이 들어가면 중소 기획사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면에서 이해를 해달라”고 ‘프로듀스101’과의 유사성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방송을 앞둔 JTBC ‘믹스나인’과도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밖에 없다. ‘믹스나인’은 ‘프로듀스101’을 처음 기획한 한동철PD와 YG엔터테인먼트가 함께 만든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이에 대해 한CP는 "'더 유닛‘이 방송 일자를 가장 먼저 편성했다. JTBC ‘믹스나인’도 있고 이전에도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었다. ‘더 유닛’ 목표는 수익 창출이 아니다. 기회를 만들어보자는 취지가 크다“며 “우리의 시청층은 폭넓다. KBS의 자랑이자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젊은 층을 유입해야하는 종류의 프로그램이지만 넓은 시청층을 상대로 차별화하겠다”고 ‘더 유닛’만의 관전포인트를 설명했다.


선배 군단은 진정성과 공감대 형성을 약속했다.

비는 녹화된 영상을 통해 “3,4년 전부터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위원 제의가 많이 들어왔었다. 하지만 누군가를 평가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더 유닛’은 평가가 아닌 실패를 맛본 사람들에게 기회를 줘서 능력을 발견하는 무대더라”고 프로그램과 함께 하기로 한 이유를 전했다.

9년 무명생활 끝에 한류스타가 된 황치열은 “나는 꿈을 키우는 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최선을 다해 도와주고 싶다. 다시 무대에 서는 친구들이다. 더 남다른 각오와 저희를 바라보는 희망의 눈빛들이 담겨있다. 아름답고 드라마틱할 것”이라고 해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현아와 태민은 데뷔 10년만에 처음으로 오디션 프로그램 멘토 역할을 맡았다. 현아는 “이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배울 점도 많았다. 실력이 월등한데 기회가 없었던 친구들이다. 관심과 사랑이 너무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태민은 “나 역시 기대된다. 노력하는 친구들이 더 빛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후배들에게 조언을 많이 해주고 싶었다. 내가 무대를 통해 배운 노하우들을 전수하고자 노력했다”고 프로그램에서 맡은 역할을 소개했다.

Mnet ‘언프리티랩스타’ ‘쇼미더머니’를 통해 오디션 프로그램 진행을 경험한 산이는 “더 유닛 친구들과 선배군단이 만들어내는 드라마가 시청자 삶의 한 부분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면 모두에게 멋진 예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강해보이려고 했다. ‘더 유닛’에서는 판단하지 않으려고 한다. 방어적인 자세를 가진 참가자들에게 나는 너에게 공감하고 있다는 마음을 전하려 한다”고, 어반자카파의 목소리 조현아는 “보컬적인 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 잠재력을 보여줄 기회조차 공평하지 않은 나라, 현 대한민국이 지닌 옳지 못한 구조다. ‘더 유닛’은 한 번 실패해 본 경험이 있는 아이돌 가수를 대상으로 그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큰 줄기를 바탕으로 하고, 이는 누구라도 대리만족할 만한 요소다.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 홍수 시대에 출사표를 던진 ‘더 유닛’이 “또 아이돌이야?”라는 쓴 소리를 던지는 시청자들의 마음마저 돌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 지켜볼만하다. 오늘(28일) 저녁 9시 15분 첫 방송.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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