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IA타이거즈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3회초 2사 만루 KIA 이범호가 좌월 만루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며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Q=5차전부터 풀어보자. 2회말 두산이 1사 2·3루의 황금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양의지가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면서 두산이 선취점을 뽑을 기회를 날렸다.
A=헥터를 칭찬하고 싶다. 볼카운트 3B-1S에서 몸쪽 꽉 찬 공을 던졌다. 타자가 안 치면 안 되는 코스로 전력으로 던질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좋은 투수라는 걸 증명한 것이다.
Q=KIA는 1회에도 무사 1루서 희생번트를 대고, 2회에도 무사 1루서 초구에는 번트 사인을 냈다. 그리고 3회에도 무사 1루서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든 뒤 버나디나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A=두산이 벼랑 끝에 몰렸기 때문에 KIA 벤치는 상대를 계속 압박해 나갔다.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갖다 놓으면 상대가 더 부담을 느낀다고 본 것이다. 결국 3회 선취점을 뽑았다. 번트가 소극적인 작전이라고 평가하기도 하지만 상황과 타순에 따라 빅이닝의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Q=3회 이범호가 만루홈런을 때리면서 승기를 잡았다.
A=역시 베테랑의 힘이 아닌가 싶다. 한가운데 공이긴 했지만 수읽기가 있었기에 초구부터 과감한 스윙을 할 수 있었다. 두산으로선 아쉬웠다. 초구는 생명선이라고 하는데, 하물며 만루 위기였다. 이번 KS뿐 아니라 포스트시즌 전체적으로 그런 부분들이 많이 보였는데, 배터리들이 초구의 중요성에 대한 의식을 좀 더 가져야할 것 같다.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IA타이거즈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3회초 2사 만루 KIA 이범호가 좌월 만루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아 홈인해 더그아웃에서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Q=KIA가 2009년 이후 8년 만에 우승했다. 2009년 우승을 지휘한 감독으로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A=개인적으로 원년에 OB에서 선수로 우승했고, 2009년에는 KIA에서 감독으로 우승을 했다. 야구장에 와보니 옛날 생각이 난다. 해태 시절 9차례 KS에 올라가 모두 우승을 해서 당시 나 때문에 끊길까봐 부담이 컸다. 아마 이번에 김기태 감독도 그렇지 않았을까 싶다. 김 감독과 KIA 선수들에게 우승을 축하하면서 열심히 싸워준 두산 선수단에도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Q=KIA가 역시 정규시즌 우승 팀다운 저력을 보였다. 결정적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A=KIA는 헥터와 양현종, 20승 투수를 필두로 선발 4명이 모두 잘 던졌다. 선발의 힘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특히 1차전 패배 후 2차전에서 양현종의 역투로 1승1패 균형을 잡았는데, 그것도 완봉을 거두면서 마운드뿐만 아니라 팀 전체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가 열렸다. 3회초 2사 만루에서 KIA 이범호가 두산 니퍼트를 상대로 좌월 만루 홈런을 쏘아 올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Q=두산은 1차전을 이기면서 기선을 제압했지만 내리 4경기를 패했다.
A=2차전이 시리즈 전체의 터닝 포인트가 되지 않았나 싶다. 0-0으로 맞선 8회말에 두산 포수 양의지의 런다운 플레이 미스 하나가 너무나 아쉬웠다. 그날 양현종의 공이 좋았지만 연장까지 갔더라면 더 던지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상황이 어떻게 흘러갔을지 모른다.
Q=그렇더라도 두산이 너무 무기력하게 패했다.
A=아무래도 플레이오프(PO)에서 NC와 싸우면서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두산 타자들이 NC전 때 좋았던 사이클을 연결시키지 못했다. 그보다 역시 NC 투수들과 KIA 투수들의 공은 달랐다. KS에서는 허경민 양의지 김재호 등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로 좋은 경기를 펼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잠실 |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