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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는 왜 그토록 바라던 WS 우승을 놓쳤을까. 먼저 막대한 투자의 연장선상에서 살펴본다면 다르빗슈의 부진이 뼈아프다. 휴스턴이 창단 첫 WS 우승을 위해 영입한 강속구 투수 저스틴 벌랜더와 비교하면 더욱 아쉽다. 다르빗슈는 다저스로 이적한 뒤 정규시즌 4승3패, 방어율 3.44의 평범한 성적에 이어 이번 WS에선 3·7차전 패전투수로 고개를 숙였다. 휴스턴을 맞아 2경기 모두 1.2이닝 만에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왔다.

다르빗슈 유.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가을만 찾아오면 마치 ‘동명이인’처럼 딴 사람이 되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부진도 실망스럽다. 애리조나와의 디비전시리즈(1경기 6.1이닝 4홈런 4실점 승), 시카고 컵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1경기 6이닝 1홈런 1실점 승)에선 나름의 몫을 했다. 그러나 2승2패로 맞이한 WS 5차전에서 초반 4-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4.2이닝 6실점으로 무너져 1차전 선발 7이닝 1실점, 7차전 구원 4이닝 무실점의 의미를 반감시켰다. 이번 WS의 분수령이었던 5차전에서 다저스는 결국 12-13으로 패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투수진 운용도 패착으로 작용했다. 특히 WS 들어 마무리 켄리 잰슨을 무리하게 기용하면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던 흐름을 놓치는 우를 범했다. 잰슨의 2이닝 세이브를 시도한 2차전이 대표적이다. 3-1로 앞선 8회초 무사 2루서 등판한 잰슨이 승계주자의 득점을 막지 못한 데 이어 9회초 3-3 동점 솔로홈런을 내준 장면이 이번 WS의 결정적 한 장면이었다. 잠잠하던 휴스턴 타선이 살아나 연장 10회 7-6 역전승을 거두면서 이번 시리즈의 양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