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이정후, 역대 2번째 만장일치 신인왕 가능할까?

입력 2017-11-0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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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이정후. 스포츠동아DB

넥센 신인 이정후(19)는 올 시즌 타율 0.324(552타수 179안타)에 2홈런, 47타점, 111득점, 12도루를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179안타는 역대 신인 최다안타 신기록이다. 득점 3위에 올랐다. 특히 역대 고졸신인으로는 최초로 전경기에 출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144경기 체제에서 전경기에 출장한 것은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경쟁자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객관적인 지표로 보면 사실상 이정후는 6일 발표되는 2017년 신인왕을 예약한 분위기다. 관심은 과연 역대 두 번째 ‘만장일치 신인왕’을 받을 수 있느냐에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만장일치 신인왕은 1996년 현대 박재홍(현 MBC스포츠+ 해설위원)이 유일하다. 박재홍은 그해 역대 최초로 30홈런-30도루를 개설하는 등 괴물 같은 활약을 펼치면서 유효투표수 65표를 모두 휩쓸었다.

만장일치 신인왕은 그만큼 어렵다. 사실상 그해 경쟁자가 없다시피 할 정도로 빼어난 활약을 펼친 신인이라 해도 만장일치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06년 한화 류현진(현 LA 다저스)이 대표적이다. 그해 18승6패1세이브, 방어율 2.33의 호성적으로 신인왕은 물론 정규시즌 MVP까지 휩쓴 류현진도 만장일치 신인왕이 되지는 못했다. 당시 류현진은 82표를 받았는데, KIA 한기주가 8표, 현대 장원삼(현 삼성)이 2표를 얻어갔다.

한화 이글스 신인 시절 류현진.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1년 앞선 2005년에도 삼성 오승환이 두 자릿수 승리(10), 세이브(16), 홀드(11)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초 ‘트리플 더블’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냈지만 88표 중 85표를 획득했다. 2표는 두산 김명제, 1표는 SK 조동화에게 돌아갔다.

신인왕 투표는 1983년부터 1995년까지는 1위, 2위, 3위에게 차등점수를 두고 총점을 집계하는 점수제로 진행됐다. 그러다 1996년부터 2015년까지는 1표씩만 투표하는 득표제로 전환됐고, 지난해부터 다시 점수제로 환원됐다.

지난해 넥센 신재영도 사실 압도적 성적(15승7패, 방어율 3.90)을 올려 1위표를 모두 휩쓸면서 만장일치 신인왕이 유력해 보였지만 총 93표 중 1위표 90표를 받아 퍼펙트 신인왕을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1위표 3표는 다른 선수에게 갔다.

넥센 이정후. 스포츠동아DB


KBO MVP 및 신인상 투표는 올 시즌 KBO리그를 취재한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와 각 지역 언론사의 취재기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데, 만장일치의 결과가 잘 나오지 않고 있다.

이정후는 일단 아버지 이종범도 받지 못한 신인왕을 사실상 예약했다. 이종범은 1993년 신인왕 투표에서 343점을 얻어 양준혁(617점)에 밀려 2위에 그쳤다. 남은 관전포인트는 난관을 뚫어내고 1996년 박재홍 이후 만장일치 신인왕에 오를 수 있느냐가 될 듯하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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