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되찾은 신영석의 심경, “배구 못할까봐 무서웠다”

입력 2017-11-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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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신영석은 3일 경기 도중 스파이크에 오른쪽 눈을 맞고 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았다. 시력은 4일에야 조금씩 회복됐다. 출혈이 있고 안압이 높지만 다행히 치명적인 부상은 피했다. 사진제공|KOVO

현대캐피탈 센터 신영석(31)에게 2017년 11월 3일은 생애 가장 긴 날이었다. 그날 삼성화재와의 ‘도드람 2017~2018 V리그’ V-클래식 1세트 중 상대 김규민의 스파이크에 오른쪽 눈을 맞았다. 밤까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시력은 4일에야 조금씩 회복됐다. 출혈이 있었고 안압이 높다. 7일 추가검사를 앞두고 있다. 그래도 큰 고비는 넘긴 듯하다. 5일 신영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배구를 하는 동안, 이런 적이 몇 번 있었다. 5~10분 지나면 눈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날은 계속 안 보였다. 감독님이 ‘안 될 것 같으니 나와라’고 하셨다. 그러나 팀에 피해를 끼칠까봐 1세트 끝까지 해봤는데 뿌옇게만 보이더라.”

결국 1세트 직후 응급실로 향했다. 암흑의 시간, 신영석의 마음을 지배한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이러다 시력이 안 돌아오면, 은퇴도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더라. 배구가 너무 재미있는데…. 이러다 그만둘 수 있다고 생각하니 무서웠다.”

상대의 스파이크에 눈 부위를 맞은 신영석. 사진|SBS SPORTS 캡쳐


다행히 하늘은 신영석에게서 가장 좋아하는 배구를 빼앗지 않았다. 아직 완전치 않아도 점점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추가 출혈을 우려해 운동은 중단됐다. 눕는 것조차 삼가고 있다. 인공각막을 끼워 눈을 보호하고 있다. 안압 상승에 따른 두통은 남았지만 괜찮아질 것으로 믿는다. 신영석은 “무리만 하지 않으면 복귀할 수 있을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해준 덕분인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7일 신영석의 안구 상태를 최종적으로 검사한다. 망막과 시신경에 치명적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한, 복귀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은 피했다. 그래도 과제는 남는다. V리그 현역 최고 센터로 꼽히는 신영석이 돌아올 때까지 현대캐피탈이 어떻게 버틸 수 있느냐가 그것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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