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하늬 “어두운 느와르 속 한 줄기 빛…웨이역에 꽂혔죠”

입력 2017-11-24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연기자 오하늬는 영화 ‘미옥’을 통해 베테랑 김혜수, 이선균에 주눅 들지 않고 당찬 매력을 선보였다. 자신을 향한 호평에 “얼떨떨하다”면서도 “이제 시작이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 ‘미옥’이 발굴한 보석 오하늬

베테랑 김혜수에 뒤지지 않는 존재감
노출 신 개의치 않고 ‘당찬 연기’ 뽐내
“인기 얼떨떨…노력하는 연기자 될 것”


연기자 오하늬(27)는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신인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당찬 매력을 가졌다. 그 매력은 스크린에서 더 빛을 낸다. 실제 마주앉았을 땐 수줍음이 느껴지지만 영화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인 듯 당돌하면서도 당찬 모습이다. 베테랑 배우 김혜수나 이선균 앞에서도 결코 주눅 들지 않는다.

영화 ‘미옥’(감독 이안규·제작 영화사소중한)이 발굴한 ‘보석’이 있다면 그 자리는 오하늬의 차지다. 단편영화나 상업영화의 단역 경험이 전부인 그는 ‘미옥’을 통해 존재를 알렸다. 극 중 김혜수와 손을 맞춰 VIP를 상대하는 여인 웨이 역을 맡은 그는 노출 연기도 마다지 않으면서 역량을 뽐냈다. 400여명의 연기자가 웨이 역할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했다.

“요즘 가끔 악몽을 꾼다. ‘오하늬 발연기하네’ 같은 댓글을 보고 깜짝 놀라 꿈에서 깬다. 하하! 영화가 개봉하고 내 모습을 좋게 평가해주는 분들이 많아서 얼떨떨하다. 물론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더 많이 공부하면서 연기하고 싶다.”

‘미옥’의 오디션 정보를 전하던 소속사 매니저는 노출이 필요한 역할인 탓에 선택을 전적으로 오하늬에게 맡겼다. ‘감당할 수 없다면 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 역시 덧붙였다.

“정작 내게 노출은 중요하지 않았다. 시나리오를 읽고 이야기에 푹 빠져버렸으니까. 정말 욕심났다. 웨이는 어두운 느와르에서 한 줄기 빛처럼 등장한다. 그 안에 쓸쓸함도 있고. 뭘 모르면 용감하다고 하지 않나. 노출 연기도 스태프의 도움 덕분에 어렵지 않게 찍었다.”

연기자 오하늬.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쟁쟁한 배우들과의 호흡에서도 그는 크게 밀리지 않는다. ‘미옥’으로 출발해 앞으로 다양한 영화에서 더 보여줄 게 많을 것 같다는 기대도 갖게 한다. 스크린이나 TV에서 자주 접하는 전형적인 미인형과는 조금 다른 외모도 개성을 더한다.

오하늬는 베를린 장벽이 붕괴될 무렵 서독에서 태어났다. 수영선수 출신인 아버지와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어머니는 당시 서독에서 유학생활을 하던 중 오하늬를 낳았다. 이름은 ‘서쪽에서 불어온 바람’이라는 뜻. “이름 따라가는지 하늬바람처럼 자유롭게 사는 것 같다”는 그는 “연기자가 되기까지 가족의 영향도 컸다”고 했다.

그의 어머니는 오페라 등 공연 메이크업을 주로 해오고 있다. 70대인 외할머니는 과거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광주의 유명한 헤어숍 원장이었다. 대를 이어 이모 역시 미스코리아 대회에 출전했다. 예사롭지 않은 집안 내력은 오하늬를 연기자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 오빠는 영화감독 오동하다. 아직 상업영화 데뷔는 하지 않았지만 ‘목격자’ ‘사생결단’ 등 여러 단편영화를 연출했다.

“오빠가 처음 찍은 단편이 ‘골목길’인데 내가 연기를 시작한 영화다. 연기자 꿈을 키우면서 여러 아이디어를 내서 오빠와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도 많이 올렸다. 재미있는 경험이다.”

보여줄 게 많은 오하늬는 앞으로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 ‘마리오네트’, ‘박화영’ 등으로 관객을 찾는다. 비록 비중은 크지 않지만 착실하게 경험을 쌓고 실력을 키우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