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오랜 동반자 김정은의 첫 친정경기 배려가 아쉽다.

입력 2017-11-27 21: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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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김정은. 사진제공|WKBL

프랜차이즈 스타에 꽃다발도 없는 KEB하나은행에 23점 맹폭격

아산 우리은행의 포워드 김정은(30)은 프로 12년차의 베테랑이다. 지난여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 부천 KEB하나은행 선수로 뛰었다.

2005년 여자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KEB하나은행의 전신 신세계에 입단해 우리은행 이적 이전까지 무려 11시즌을 뛰었다. 온양여고를 졸업한 김정은은 입단 당시만 해도 ‘초고교급’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한국여자농구를 이끌어 갈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비록 고질적인 무릎부상 여파로 경기력이 하락하고 있지만 2~3년 전까지만 해도 경기당 15점 이상을 넣는 팀의 주포이자 국가대표 주축선수였다.

신세계 시절인 2009~2010시즌에는 평균 20.03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정은은 27일 친정팀 KEB하나은행과의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두 번째 맞대결을 펼치기 위해 부천체육관을 찾았다. 13일 KEB하나은행과 첫 맞대결은 우리은행의 홈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경기가 열렸다. 부천체육관에서의 경기는 이적 이후 처음이다.

남자프로농구(KBL)는 이적한 선수가 친정팀을 찾을 경우, 간단하게나마 환영행사를 갖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스타플레이어의 경우 동영상까지 준비하기도 한다. 여자 프로농구는 주축선수의 이적이 드물기는 하지만, 팀의 역사와 함께한 선수의 커리어를 기념하는 행사를 갖는 일이 잦아졌다.

그러나 이날 KEB하나은행은 김정은을 위한 환영행사는 물론이고 간단한 멘트 조차 없었다. 2012~2013시즌을 앞두고 창단한 KEB하나은행은 해체된 신세계 선수단을 인수한 팀이다. 구단 역사가 길지 않다고 하지만, ‘농구’라는 큰 틀에서 본다면 김정은은 전신 신세계 시절까지 11시즌을 함께한 동반자다.

팀과 11년을 함께한 프랜차이즈 선수에게는 간단한 꽃다발조차 줄 마음은 없었던 모양이다.

친정팀의 이런 서운함이 경기력으로 나온 것일까. 김정은은 자신의 전성기를 누린 부천체육관 코트를 누비며 23점·6리바운드를 기록, 우리은행에 70-57의 승리를 안겼다. 이날 기록한 23점은 올 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다득점기록이다. 김정은이 20점 이상 기록한 것은 2015년 2월 22일 삼성생면 전 이후 처음이다.

부천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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