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설마’했던 박수진, ‘연예인 특혜’ 논란 키운 장본인 됐다

입력 2017-11-28 10: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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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박수진은 몰랐던 걸까.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보이는 ‘좋아요’ 개수만큼 그를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는 것을. 긍정적인 시선이 아닌 부정적인 시선도 포함해서 말이다. 그걸 알고 있었다면, 아마 지금의 논란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또한 다른 이들 역시 보고 느낀 것을 온라인 상에 글로 옮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이번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박수진은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필 편지를 올려 사과를 전했다. 최근 온라인상에 돌아다니고 있는 일명 ‘인큐베이터 새치기’ 건에 대해 해명하고 면회 시간을 어긴 것에 대해 사과의 글을 올린 것이다.

우선, 박수진이 이러한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이렇다. 5월 한 포털사이트에 출산·육아 관련 정보를 나누는 카페에서부터 일이 시작됐다. 이 카페에 회원은 지난해 출산했던 병원과 의료분쟁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의 부당한 대우에 대해 말하며 배용준·박수진 부부를 언급했다. 그는 “배용준과 박수진 부부는 면회 시간 규정을 어겨도 되는 등 특혜를 얻고 있다”고 주장하며 병원에 대한 여러 불만 사항 등을 적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이 글이 순식간에 다른 포털 사이트에 퍼지게 된 것이다. 글은 여기저기 옮겨지면서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덧붙여졌다. 다른 누리꾼들은 “몇 연예인의 자녀가 소아과에 늦게 도착했음에도, 다른 아이들보다 먼저 들어가 치료를 받았다”는 등을 주장하는 경험담이 나오기 시작했고 그 내용이 배용준·박수진 부부의 이야기와 합쳐졌다.일은 점점 커져 배용준 박수진 부부가 인큐베이터 순서를 새치기 했고 결국 원래 순서였던 신생아는 사망했다는 루머가 퍼지며 논란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됐다.

이후 박수진의 소셜미디어에는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그가 올린 한 게시물에는 “연예인 특혜라니 실망이다”라는 글이 올라오며 해명을 요구했고 이를 본 박수진이 자필로 편지를 써 게시물로 올린 것이다.

박수진은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최근 인터넷상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사과를 드리고 사실과 다르게 왜곡된 부분데 대해서는 정확한 사실을 말씀드리고자 글을 쓰게 됐습니다”라며 자필 편지 사진을 올렸다.

그는 “먼저 매니저 분의 동행 및 음식물 반입에 관한 문제는 반입이 가능한 구역까지만 하였고 중환자실 내부로 매니저 분이 동행하거나 음식물은 반입한 사실은 없습니다”라며 “밤낮으로 고생하시는 의료진 분들께 감사함을 표시하고 싶어서 한 행동이었지만 이 또한 저의 짧은 생각이었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횟수가 정해져 있는 중환자실 면회를 수시로 했다는 데 대해선 “저희 부모님이 함께 동행한 것은 사실입니다. 저에게는 첫 출산이었고, 세상에 조금 일찍 나오게 되다 보니 판단력이 흐려졌던 것 같습니다.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인터넷상에 돌고 있는 인큐베이터 입원 순서와 관련된 루머는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힙니다”라고 일축했다.


박수진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중 일부는 맞다고 인정을 하며 사과를 했고 나머지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후 논란의 발단이 된 게시물의 작성자는 현재 상황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원글을 작성한 게시자는 28일 처음으로 글을 올렸던 온라인 커뮤니티에 새로운 글을 올렸다.

그는 “올봄에 아이를 떠나보냈는데 아직도 많은 분들이 제 글을 찾아 읽어주시고 위로의 글 남겨주셔서 감사하다. 가을이 되었는데 집안에 좋지 않은 일이 있어 (의료소송이)조금 늦어지게 됐다. 이제야 의료소송변호사와 상담을 하게 됐다. 몇 년이 걸리겠지만 좋은 소식으로 또 글을 남기게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큐베이터 새치기’건에 대해 언급하며 “처음에는 내 글이 회자가 되진 않았을 거란 생각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네이버 쪽지함에 박수진 씨가 사과하고 싶다며 제게 번호를 남겨주셨다. 문자를 보냈더니 전화가 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해를 풀고 싶다고 했다. 갑작스런 통화에 저한테 미안할 일이 아니라 그때 니큐에 아이를 둔 엄마들에게 잘못하신 일이라고 했었어야 했는데 그 말은 하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작년 말에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고 휠체어를 탄 채 친정어머니와 니큐에 갔었을 때 병원 간호사의 불친절함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는 “간호사가 쏘아붙이는 말로 조부모는 나가라고 했다. 그 때 기분이 나빴다. 그래서 제가 봤던 연예인 부부 일들을 적었던 것이고 또 같은 시기에 있던 엄마들의 댓글로 이 부분이 많이 이슈화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그렇다. 부모님을 모시고 들어갈 수 있다면 모시고 들어가 아기의 얼굴을 보여드리고 싶다. 하지만 우린 안 됐고 연예인에겐 허락이 됐다는 것에 대해 많은 엄마들이 화가 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박수진 씨의 조부모님 면회가 잦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인큐베이터 새치기’ 관련 글은 쓴 적이 없다. 도넛 상자를 가득 들고 온 매니저 이야기를 쓴 것도 맞다. 그런데 박수진 씨 말로는 손 소독하는 곳까지만 매니저가 들어갔고 도넛 상자는 보관함에 있었다고 하더라”며 정리했고 둘째를 임신 중인 박수진이 더 이상 고통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박수진의 사과와 해명, 그리고 원글 게시자의 정황 설명으로 ‘인큐베이터 새치기’건은 일단락되는 듯 하다. 온라인상에서 말이 부풀려져 배용준·박수진 부부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뻔 했다. 대중들의 이목을 끄는 연예인이기에 언급이 되기만 해도 그쪽으로만 관심이 쏠리는 일이 생겨 그들과 함께 잘못한 이들의 몫까지 대신 책임을 지고 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인큐베이터 새치기’ 건 경우에도 그렇다. 아마 이런 일은 종종 일어났을 수도 있다. 누군가는 면회 규정에 상관없이 들어가게 하는 특혜를 받았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유명인인 배용준·박수진 부부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것이고 지금 이러한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면회시간을 어긴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생명이 달린 문제에 연예인이라 특혜를 입는 일은 없었어야 했다. 그걸 눈감아준 병원의 잘못이 전적으로 크지만 그것을 요구한 배용준·박수진 부부의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자칫 다른 신생아들에게 큰 문제가 일어날 수도 있었다. ‘엄마’가 된 박수진이 조금 더 성숙한 생각을 했더라면 이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연예인 특혜’라는 논란이 재점화되지 않았을 것이다. ‘설마’했던 박수진은 결국 ‘연예인 특혜’ 논란의 장본인이 돼버렸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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