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김도훈 감독 일문일답…“실패한 감독 믿어준 구단·팬들께 감사”

입력 2017-12-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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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울산 문수축구장에서 ‘2017 KEB 하나은행 FA CUP’ 부산 아이파크와 울산 현대의 결승 2차전 경기가 열렸다. 부산 이승엽 감독대행화 울산 김도훈 감독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울산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선수들 목적의식 뚜렷…끝까지 최선
챔스리그? 참가 의미보다 우승 목표”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울산 현대가 사상 첫 FA컵 우승에 성공했다. 울산은 3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전’ 홈 2차전에서 챌린지(2부리그) 부산 아이파크와 0-0으로 비겨, 1·2차전 합계 2-1로 대회 정상을 밟았다. 올해 울산 지휘봉을 잡은 김도훈 감독도 감격에 젖었다. 인천 유나이티드를 이끈 2015년 대회 결승에 올랐지만 FC서울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랬기에 이번 우승이 더욱 간절했고, 성취하고 싶었다. 특별 제작된 ‘챔피언’ 티셔츠를 걸친 김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마음, 한뜻으로 모여 오늘의 영광이 나올 수 있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다음은 울산의 새 역사를 만든 김도훈 감독과의 일문일답.


-창단 첫 우승이다.

“부산의 공세를 잘 막았다. 많은 분들이 바란 우승이다. 개인으로나 팀으로나 정말 의미가 크다. 난 사실 실패한 감독이었다. 그럼에도 구단은 날 과감히 선택해줬다. 그릇된 판단을 했을 때조차 신뢰를 보내주고 믿고 따라준 모든 팀 구성원에 감사하다.”


-감독 3년을 돌아본다면.

“항상 실패와 성공의 갈림길에서 살고 있다. 다만 실패할 때 좌절하지 않고 일어서야 한다. 인천에서도 그랬지만 난 롤러코스터를 탔다. 매 순간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 오늘의 경험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그래도 오늘의 우승은 내일의 시작이다. 계속 노력하고 또 도전하겠다.”


-울산의 FA컵 징크스를 어떻게 극복했나.

“선수 전원이 목표와 목적의식이 뚜렷했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상위 스플릿에서 주춤했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FA컵의 간절함이 가득했다.”


-가장 빨리 시작해 늦게 시즌을 마쳤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갑자기 출전했다. 어려웠다. 팀을 조합하기도 전에 서둘러 출전했고 실패했다. 또 실패를 반복할까봐 두려웠다. 큰 점수차로 질 때도 있었다. 다행히 반전에 성공했다. 힘들 때 서로 희생하면서 버텼다.”


-내년 아시아 무대를 향한 의지가 남다를 텐데.

“참가에 의미를 두지 않겠다. 단순히 대회 진출에 목표를 둘 이유가 없다. 우승을 목표로 해야 한다. K리그 대표로 출전하는 대회다. 팀 구성, 기술, 전술, 전략 모든 부분을 철저히 준비할 것이다.”


● 부산 이승엽 감독대행


“골대 불운 아쉬워…후회는 없다”

내용은 나쁘지 않았지만 전반 막판 골대를 한 차례 맞히는 등 운이 없었다.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올 시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을 칭찬했다. 아프지만 향후 우리 팀이 성장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조진호 감독님이 하늘로 떠나신 뒤 너무 갑자기 지휘봉을 잡았다. 그럼에도 부족한 날 믿어준 구단에 정말 감사하다. 여기에 똘똘 뭉쳐준 선수들이 너무 고맙다. 온갖 악재 속에서 고군분투했다. 심리적으로, 체력적으로 힘겨움이 많았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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