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중에 원정훈련이라니…” 대학야구선수들의 현주소

입력 2017-12-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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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학야구연맹

프로로 가는 마지막 길목에 서 있는 대학선수들이 위기에 놓여있다. 훈련할 곳도, 경기할 곳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야구만을 바라보고 입학한 선수들은 제대로 성장할 수 있을까.

건국대는 지난 2005년 야구, 축구, 농구, 육상, 테니스 등 엘리트 체육선수들을 위해 경기도 이천에 설립한 스포츠과학타운을 올 초 폐쇄했다. 재정이 많이 든다는 것이 학교의 입장. 이로 인해 이천에서 합숙생활을 하던 선수들은 종목별로 서울캠퍼스와 글로컬캠퍼스(충주)로 각각 찢어지게 됐다.

문제는 여기부터다. 같은 야구부라도 선수들의 과가 다르기 때문에 글로컬캠퍼스 생활체육학과 소속 선수들은 아침 일찍 충주로 갔다가 수업을 듣고 서울로 복귀한다. 선수들이 함께 운동을 하려면 오후 8시는 돼야 한다. 게다가 교내에 야구장이 없기 때문에 건대부중 또는 덕수고로 원정을 떠나 훈련을 하는 상황이다.

한국대학야구연맹에 가입되어 있는 학교는 총 31개교. 하지만 그 중 야구장을 보유한 학교는 일부에 불과하다. 인하대는 교내 야구장이 작년부터 주차장으로 바뀌는 바람에 선수들의 연습 장소가 사라졌다. 코칭스태프들이 훈련 장소를 섭외하기 바쁘다. 동국대도 숙소는 서울캠퍼스에 있지만, 훈련은 일산에 위치한 바이오메디캠퍼스의 야구장에서 진행한다. 버스로 왕복 2시간의 거리다.

주말리그의 장소 역시 문제다. 대학 주말리그의 경기는 대부분 학교의 위치와 상관없는 지역에서 열린다. 수도권과 경인 지역에 많은 학교들이 몰려있는데도 말이다. 실제로 올해 5월부터 6월까지 열린 ‘2017 대학야구 주말리그(하반기 조추첨별)’의 107경기 중 단 8경기(목동)를 제외한 99경기가 기장, 횡성, 광주, 군산에서 열렸다. 평일엔 훈련할 곳이, 주말엔 경기할 곳이 마땅치 않다. 운동만 해도 모자랄 시간이 이동하는데 낭비되는 실정이다. 2005년 오승환 이후 대졸 1년차 신인왕은 나오지 않고 있다.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이 시간은 더 길어질 것이다.

김건엽 스포츠동아 대학생 명예기자 dkdldi2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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