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품은 맥주 vs 디자인 뽐낸 맥주

입력 2017-12-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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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페’는 1240년 성 노버트 성당의 수도사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양조되기 시작한 애비맥주다. 레페 전용잔인 ‘고블릿’은 예수가 마지막 만찬에서 사용했던 성배 모양을 본 떠 만들었다.

■ 눈길 사로잡는 이색 수입맥주들

800년 전통 벨기에 수도원의 대표 맥주
170년 역사 자랑하는 덴마크 왕실 맥주

예수의 마지막 만찬 성배 본 뜬 전용잔
에스토니아 수도 지키는 중세탑 닮은 병


다양한 수입맥주들이 대거 수입되고 대형마트로까지 유통망을 확대하면서 맥주 고르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현재 수입되고 있는 맥주만 약 500여종에 이르고, 올해 9월까지 맥주 수입액은 사상 처음으로 2억 달러를 돌파해 전년대비 약 50% 이상 성장했다. 경쟁이 치열한 수입맥주 시장에서 브랜드만의 독특한 역사와 디자인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색 맥주들을 살펴봤다.

레페(왼쪽)-비루.



● 벨기에 수도원 대표 맥주 ‘레페’

800년 전통의 벨기에 수도원 대표 맥주 ‘레페(Leffe)’는 1240년 성 노버트 성당의 수도사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양조되기 시작한 애비맥주다. 애비맥주란 수도원 방식으로 양조해 판매되는 맥주를 일컫는다. 레페의 로고와 전용잔만 봐도 수도원 맥주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브랜드 로고는 스테인글라스 사이로 보이는 레페 수도원을 형상화 했다. 레페 전용잔인 ‘고블릿(goblet)’은 예수가 마지막 만찬에서 사용했던 성배 모양을 본 떠 만들었다. 국내에서는 씁쓸한 끝 맛이 부드럽게 감도는 ‘레페 블론드’와 구운 맥아의 은은한 향과 달콤함이 어우러진 흑맥주 ‘레페 브라운’ 2종이 출시됐다.


● 에스토니안 라거 맥주 ‘비루’

에스토니안 라거 맥주 ‘비루(Viru)’는 전통적인 에스토니아만의 양조법으로 제조된 필스너 스타일의 맥주로 강한 홉과 은은한 바닐라 향, 청량한 탄산감과 적당한 묵직함이 매력적이다. 비루는 ‘아름다운 맥주’라 불릴 만큼 독특한 병 디자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제품의 특징인 팔각형 병 디자인은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을 지키는 중세탑 모양을 본떠 제작했다. 전용잔 역시 우뚝 솟은 피라미드형의 팔각탑 디자인을 적용해 견고하고 세련된 느낌으로 에스토니아 전통 맥주임을 강조했다.

그롤쉬(왼쪽)-칼스버그.



● 네덜란드 프리미엄 라거 맥주 ‘그롤쉬’

네덜란드 프리미엄 맥주 ‘그롤쉬(Grolsch)’는 엷은 황금색으로 띄며 적당한 탄산을 머금어 가벼운 바디감을 내는 페일 라거다. 8주간의 자연숙성 과정을 통해 구수한 맛과 독특한 풍미를 자랑한다. 그롤쉬는 지난 1월 브랜드 철학을 강조한 새로운 패키지를 출시했다. 기존의 단조로운 녹색 컬러에서 벗어나 화이트와 그린 컬러를 메인으로 청량한 느낌을 더했다. 또한 브랜드 로고와 헤리티지 마크를 보다 심플하게 다듬었으며, 붉은색 마크로 브랜드 철학인 참신함을 담아냈다. 또한 세계 최초 스윙탑(Swingtop) 디자인을 적용해 두 가지 홉을 사용하는 그롤쉬만의 독특한 특징을 아이콘으로 형상화했다.


● 덴마크 왕실 공식 맥주 ‘칼스버그’

1847년 덴마크에서 생산되기 시작한 ‘칼스버그(Carlsberg)’는 170년의 깊은 역사를 자랑한다. 100% 프리미엄 몰트 맥주로 가벼운 바디감의 라거 제품이다. 고유의 맛과 향으로 덴마크 왕실의 공식 맥주로 지정된 만큼 병 하단에서부터 시작하는 큼직한 ‘Carlsberg’ 양각 로고를 통해 브랜드 헤리티지를 잘 드러냈다. 전용잔 또한 볼록한 모양의 일반적인 라거 맥주잔과 달리 축구경기 승리팀에게 수여하는 트로피 모양을 닮아 ‘트로피 글라스’라 불린다. 웅장한 크기와 묵직한 그립감, 잔 윗부분으로 갈수록 유려하게 올라가는 곡선 등이 덴마크 왕실 공식 맥주로서의 위상을 나타낸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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