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2018년 플랜’에 김현수는 없었다

입력 2017-12-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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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시절 김현수. 스포츠동아DB

두산은 프리에이전트(FA) 유출을 두려워하지 않는 팀이다. 두산은 빅마켓 서울 연고지 팀이지만 잠실 이웃 LG처럼 FA시장에서 공격적 행보를 보인 적이 없다.

2014시즌을 앞두고 두산 주전 3명(이종욱, 손시헌, 최준석)이 FA자격을 획득했다. 만약 NC와 계약할 경우 보상선수도 획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실제 NC는 두산의 센터라인 이종욱(중견수)과 손시헌(유격수)을 영입했다. 지명타자 최준석도 롯데로 떠났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FA선수들이 떠나는 동시에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졌고 2015년부터 큰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손시헌 대신 주전 유격수가 된 김재호는 2014년 122경기에 출장했고 2015년 3할 타자로 성장했다. 최준석 대신 오재일이 많은 기회를 얻었고 외야는 김현수~정수빈~민병헌에, 박건우가 기회를 잡았다.

두산은 2015년 우승 직후 팀의 간판타자 김현수가 FA자격을 획득했다. 그해 김현수는 28홈런을 쳤다. 함께 잠실을 홈으로 쓰는 LG의 최다홈런 타자가 박용택으로 18개를 기록한 시즌이었다. 두산도 정성을 다했지만 결국 선택은 메이저리그 도전이었다.

두산 김재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016년두산 김태형 감독은 김현수의 빈 자리에 김재환을 풀타임으로 기용했다. 2015년 48경기에서 7홈런 타율 0.235를 기록했던 김재환은 2016년 134경기에서 37홈런을 때렸고, 10.02의 놀라운 경기당 득점생산(RC/27, 김재환이 1번부터 9번타자를 모두 맡았을 때의 9회까지의 평균득점) 능력을 보여줬다. 노련한 두산 프런트는 육성과 FA유출, 세대교체의 자연스러운 흐름의 큰 효과를 확인했다.

김현수는 지난달 조용히 잠실구장을 찾아 김태룡 단장과 프런트, 코칭스태프에게 인사했다. 협상 전 탐색전이 될 수도 있었던 순간이지만 두산은 계약과 관련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미 FA 민병헌(롯데행)이 타 구단으로 떠난 상황을 가정하고 외국인선수를 모두 교체하는 대대적인 팀 쇄신안을 마련해 놓은 상태였다.

두산 입장에서 김현수가 잔류를 사양하고 메이저리그로 떠난 2015년 겨울과 2017년은 상황이 전혀 달랐다. 2018시즌 이후 팀 운영 계획에 김현수의 이름은 처음부터 없었다.

두산은 19일 김현수가 LG와 계약을 공식 발표하면서 이제 보상선수 지명을 위한 논의를 시작한다. 김현수가 2015시즌 7억5000만원의 연봉을 받았기 때문에 정상급 외국인선수 몸값 수준인 15억원이라는 큰 보상금도 받는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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