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화유기’ 방송사고, 이렇게 빨리 빈틈 보여주기 있나

입력 2017-12-25 00:2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DA:이슈] ‘화유기’ 방송사고, 이렇게 빨리 빈틈 보여주기 있나

tvN 토일 드라마 ‘화유기’가 방송 2회 만에 대형 사고를 쳤다. 미숙한 CG(컴퓨터 그래픽)은 물론 광고 무한 반복까지 시청자들의 몰입을 깨는 방법을 마치 연구라도 한 것만 같다.

24일 밤 방송된 ‘화유기’ 2회에서는 손오공(이승기)과 진선미(오연서)의 관계가 다시 이어지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더했다. 지난 1회에서 예상 밖에 선전을 한 ‘화유기’였기에 2회에 대한 기대감 역시 큰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 ‘화유기’는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혼란을 안겼다. 오디션장에 들어선 오연서를 습격하는 악귀들이 나오는 장면에서 연기자들의 등에 달린 와이어 줄이 그대로 노출되는가 하면 액자가 떨어지는 장면에서도 와이어가 노출돼 몰입감을 떨어뜨렸다.

뿐만 아니라 오연서가 사진 속에 갇힌 장면에서도 CG 작업 때 사용되는 초록색 크로마키가 노출되는 등 나쁜 의미로 상상을 뛰어넘는 장면들이 계속 됐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tvN 측은 방송사의 내부 사정이라는 이유를 들어 방송이 지연된다고 밝히고 시청자들의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화유기’ 2회는 몇 분만에 해결될 퀄리티가 아니었던 모양, 결국 시간상의 이유로 ‘문제적 남자’ 본방송으로 넘어갔다.

이처럼 엄청난 대형 방송 사고에 tvN은 “후반 작업이 지연돼 방송송출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작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사과했다. 또한, ‘화유기’ 2회에 대해서는 추후 방송할 것이라며 “오늘의 실수를 거울 삼아 더 좋은 방송으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분노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시청자를 유입시켜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발생한 방송사고는 물론, 끊임없이 CJ E&M 관련 프로그램 광고로 시간끌기에 치중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다. 특히 그동안 국내 드라마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작품의 질이 기대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2회 만에 이렇게 허점을 드러낸 경우도 찾아보기 힘들다.

실수라고 하기엔 너무 크고 뼈아픈 실책이다. 지금이라도 ‘화유기’의 제작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재점검하고 일관된 퀄리티 유지를 위한 방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