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화유기’ 역대급으로 불친절하다

입력 2017-12-25 1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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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이슈] ‘화유기’ 역대급으로 불친절하다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가 2회만에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방송 당일까지 최종본을 송출하지 못했고 허술한 컴퓨터그래픽이 그대로 노출돼 극의 몰입을 방해했다. 무엇보다 연이은 광고로 시청자들은 광고에 끼어든 '중간 드라마'를 본 것 같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을 받았다.

tvN에 따르면 이번 '화유기' 방송 사고는 2화 후반 작업이 지연돼 벌어진 일이다.

tvN 측은 24일 "제작진은 요괴라는 특수한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면서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선보이고자 촬영은 물론 마지막 편집의 디테일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완성도를 높이고자 노력하였지만 제작진의 열정과 욕심이 본의 아니게 방송사고라는 큰 실수로 이어졌다"고 상황을 정리했다.

또 '화유기' 2화를 금일(25일) 저녁 6시 10분 재편성했음을 전하며 "오늘 최종본 방송에 앞서 방송화면을 통해 시청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전할 계획이다. 2화 최종본은 시청자분들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끊김(중간광고) 없이 전체 분량을 방송할 예정"이라고 실망한 시청자들을 달래기 위해 노력했다.

역대급 방송 사고에 tvN은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이미 '화유기'는 신뢰를 잃었다. 아무리 국내 드라마 제작이 생방송으로 이뤄진다지만, 2화부터 대형 사고를 친 선례는 없었다. 특히 제작진의 과도한 열정을 이유로 사과한 tvN 측의 입장은 참으로 불친절하고, 현실도피용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제작진이 심혈을 기울여 작업했다는 요괴라는 특수한 상황은 드라마의 주요 배경이고 종영할 때까지 후반작업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방송 2회만에 드러난 크로마키, 와이어, 조악한 CG처리는 '화유기'의 체계적이지 못한 현장을 방증했고 드라마 자체를 우스갯거리로 만들어버렸다. 앞으로 '화유기'에 요괴들이 나올 때마다 2화 그때 그 장면이 생각날 터.

극 중 우마왕 역을 맡은 배우 차승원은 제작발표회에서 “시간에 대한 부담과 여러 가지 제약이 있다. 어떤 결과가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촬영하면서 후진 드라마는 아닐 거라는 믿음과 소망이 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바 있다. 차승원이 지닌 우려가 어떤 것인지 2회만에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과연 '화유기'는 이대로 후진할까 아니면 전화위복할 수 있을까.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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