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2017 영화결산③]“진짜 아니었어요?” 김소진·최희서·진선규, 관객도 속게 만든 연기

입력 2017-12-26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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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배우 김소진, 최희서, 진선규. 동아닷컴DB.

올해 충무로에도 씬스틸러들이 수많은 작품에서 활약했다. 그 중에서도 뛰어난 연기력으로 관객들을 깜빡 속게 한 배우들이 있었다. ‘더 킹’에서 안희연 검사 역으로 소신 있는 모습으로 부정부패한 권력자들에 거침없이 비판을 했던 김소진, ‘박열’에서 ‘아나키스트’ 박열의 동지이자 연인이었던 가네다 후미코 역을 맡아 자연스러운 일본어 연기를 펼쳤던 최희서, 그리고 ‘범죄도시’에서 조선족 조직폭력배 ‘위성락’ 역을 맡은 진선규가 그 주인공이다.

영화 ‘더 킹’ 스틸컷


● “진짜 검사 아니었어요?”…’더 킹’ 김소진

“검찰 역사에 이런 쓰레기들이 있었습니까?”

영화 ‘더 킹’에서 건드릴 수 없는 존재 한강식(정우성 분), 박태수(조인성 분) 등 비리검사들에 대해 일갈하는 감찰부 검사 안희연 역을 맡아 관객들의 막힌 속을 뚫어준 김소진은 올해 충무로가 발견한 배우 중 하나다.

김소진은 ‘더 킹’을 통해 ‘여자 송강호’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개봉 당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온 국민이 분노에 찼던 시기, 김소진이 보여준 안희연 검사의 모습은 국민들이 원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이었다.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정의를 지키고자 끝까지 권력층을 향해 파고드는 모습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시원하게 했다.

이런 강단 있는 모습을 보며 대다수의 관객들은 “진짜 검사인 줄 알았다”며 연기력에 대한 찬사를 던졌다. ‘더 킹’의 한재림 감독이 ‘안희정’ 역을 쓰며 참고했다는 임은정 검사 역시 SNS를 통해 “영화 속 검찰이 희망적 미래를 보여준 것이라 생각하며 기쁘게 영화관을 나섰다”라는 글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중의 환호는 수상이라는 결과로도 이어졌다. 김소진은 제53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제54회 대종상영화제, 제38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조연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이미 여러 작품에서 존재감을 발휘했지만 ‘더 킹’으로 더 큰 주목을 받은 김소진은 올해 ‘재심’, ‘아이 캔 스피크’ 등에서도 모습을 비췄으며 고선웅 연출 연극 ‘라빠르트망’에서 오지호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김소진의 차기작은 ‘마약왕’으로 송강호의 아내 성숙영 역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영화 ‘박열’ 스틸컷 


● “이 사람이 한국사람이라고요?”…’박열’ 최희서

올해 대종상영화제와 청룡영화상 시상식 등 6개의 신인상과 1개의 여우주연상을 받은 최희서는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영화 ‘박열’에서 가네코 후미코 역을 맡으며 신(新) 여성이자 아나키스트로서의 모습을 보인 그는 일본인 역할로 관객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동주’에서도 일본인 역할로 모습을 드러냈던 최희서는 ‘박열’에서는 일본어는 물론, 조선말을 쓰는 일본인의 모습을 보였다. 이에 극 중에서 한국어를 마치 일본사람이 말하듯 어눌한 말투 덕분에 관객들이 최희서가 진짜 일본 사람인 줄 알았던 것. 최희서는 “한국어를 일본인처럼 발음하기 위해 연구를 많이 했다. 대본에 있는 한글을 일본어 히라가나로 고쳐서 읽었다”라고 밝히며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 노력한 점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앞으로 한국인으로 연기하고 싶다”라고 웃으며 밝힌 최희서의 차기작은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의 장편 ‘아워바디’(가제)다.

영화 ‘범죄도시’ 스틸컷 


● “진짜 조선족 인 줄 알았어요”…’범죄도시’ 진선규

“저 중국에서 넘어 온 사람 아니고요.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제38회 청룡영화제 남우조연상을 수상해 감격에 찬 목소리로 소감을 말하던 배우 진선규의 첫 마디. 그가 이런 소감을 남긴 것은 영화 ‘범죄도시’에서 보인 열연 때문이다. 극 중에서 윤계상, 김성규와 함께 소름이 끼칠 정도로 잔인한 조선족 조직폭력배 연기를 펼친 진선규는 “진짜 조선족 아니야?”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실감나는 조선족 연기를 펼쳤다.

현란한 중국어 실력은 물론, 삭발로 얻은 강렬한 인상 그리고 탄탄히 쌓아온 연기력은 관객들이 환호하기에 충분했다. 극단 ‘배달서비스 간다’ 출신인 진선규는 잔뼈 굵은 배우였다. 연극을 위주로 출연하던 그는 틈틈이 드라마, 영화 등에 출연하며 대중들에게 모습을 내비쳤다. 올해는 ‘특별시민’,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 ‘남한산성’ 등 조연급 배우로 출연했다 ‘범죄도시’에서 강한 한 방을 날리며 존재감을 굳히며 충무로의 ‘워너비’배우로 등극했다.

진선규의 호감도가 더욱 올라간 것은 청룡영화제 수상소감이 컸다. 날렵한 눈매로 스크린을 사로잡았지만, 서글서글한 눈에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남긴 소감은 영화인들과 관객들에게 감동을 자아냈다. 특히 배우이자 아내인 박보경에게 감사를 전하며 순식간에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장식하며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진선규의 활약은 계속될 전망이다. 영화 ‘암수살인’을 촬영을 끝내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으며 곧 ‘사바하’ 촬영에 들어간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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