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2017 영화결산①] 외화 기세등등…韓 영화, 겨울대전으로 ‘체면치레’

입력 2017-12-26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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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은 외화가 강세를 보이는 한 해였다. 6년 만에 처음으로 과반을 넘기지 못할 뻔 했던 한국 영화는 겨울 대전 참가작 ‘신과함께-죄와벌’과 ‘강철비’의 흥행으로 겨우 체면치레에 성공했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 통계에 따르면(26일 오전 기준) 올해 1731편의 영화가 개봉했다. 지난해 1573편에 비해 158편의 영화가 더 개봉한 것. 한국영화는 482편, 1249편의 외화가 국내 극장을 찾았다.

개봉 편수는 늘어났지만 매출액과 점유율, 관객 수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모든 면에서 외화에 밀렸던 국내작들은 ‘신과함께-죄와벌’이 개봉하면서 외화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먼저 한국 영화의 매출액은 8531억원. 외화는 8482억원을 벌어들였다. 또한 한국 영화의 점유율은 50.5%로 과반을 넘었다. 25일까지 한국 영화는 1억756만명이 관람했으며 외화는 1억523만명을 동원했다. 현재 ‘강철비’와 ‘신과함께-죄와벌’이 상영 중이고 기대작 ‘1987’도 내일(27일) 개봉을 앞두고 있어 외화의 기록과 얼마나 격차를 벌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 영화는 지난해 세운 최고 매출액 9278억원을 넘을 수 있을까.

또 박스오피스 TOP20에서는 한국 영화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신과함께-죄와벌’과 ‘강철비’로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게 다행일 정도. TOP20 가운데 한국 영화는 12편이었다.

2017년 박스오피스 1위는 올해 유일한 1000만 영화로 1218만명을 동원한 ‘택시운전사’. 장훈 감독이 연출하고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이 출연한 ‘택시운전사’는 가슴 아픈 현대사를 웃음과 감동, 희망으로 그려내 전 세대 관객들의 폭넓은 공감을 얻었다. 2위는 유해진의 또 다른 주연작 ‘공조’였다. 유해진과 현빈이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 설 연휴 극장가를 이끌면서 781만명을 기록했다.

3위는 고향집 마블로 돌아온 ‘스파이더맨: 홈 커밍’으로 725만 관객을 만났다. 올해 외화 가운데 1위 작품이다. 4위는 마동석 윤계상 주연 영화 ‘범죄도시’로 687만 관객을 동원했다. 5위는 류승완 감독이 연출하고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이 열연한 ‘군함도’. 1000만 기대작이었지만 각종 논란과 억측에 휩싸이면서 아쉽게도 658만명에 그쳤다. 6위와 7위는 ‘청년경찰’과 ‘더 킹’으로 각각 565만명과 531만명을 기록했다.

8위부터 10위까지는 외화가 자리 잡았다. 엠마 왓슨이 벨을 연기한 월트 디즈니의 ‘미녀와 야수’(513만명)가 8위였다. 9위는 2015년 국내 박스오피스 7위를 기록한 ‘킹스맨’의 후속작 ‘킹스맨: 골든 서클’로 494만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10위는 믿고 보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토르: 라그나로크’였다. ‘토르’ 시리즈 사상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작품으로 478만명의 관객을 극장가로 불러 모았다.

11위는 현재 상영 중인 영화 ‘신과함께-죄와벌’이 자리잡았다. 성탄 연휴 무려 393만명의 관객이 찾은 ‘신과함께-죄와벌’은 476만명을 기록했다. 박스오피스 1위를 휩쓸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TOP10를 뚫고 더욱 높은 순위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11위였던 ‘꾼’은 ‘신과함께-죄와벌’에 밀려 12위를 기록했다. 401만명이 관람한 작품이다. 13위 이병헌 김윤석 주연 영화 ‘남한산성’은 384만명을 기록했다.

14위부터 16위까지는 외화였다. 차례로 ‘미이라’(368만명)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365만명) ‘너의 이름은.’(363만명)였다. 현재 345만명의 선택을 ‘강철비’는 16위 ‘너의 이름은.’과 18위 ‘슈퍼배드3’(332만명) 사이 17위에 안착했다.

19위에는 나문희(77)에게 생애 처음으로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가 올렸다. 나문희는 이 작품을 통해 제38회 청룡영화상과 제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아이 캔 스피크’는 올해 327만 관객을 기록했다.

20위는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로 304만명을 동원했다. 278만명이 관람한 ‘프리즌’은 21위. ‘프리즌’과 더불어 순위권 밖으로 밀려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연출작 ‘덩케르크’는 22위를 기록했다.

이밖에도 설경구 주연의 ‘살인자의 기억법’(265만명), 마이클 베이의 마지막 시리즈 연출작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216만명), 강하늘 주연 영화 ‘재심’(242만명), 이제훈 최희서가 출연한 ‘박열’(235만명), DC의 효녀 영화 ‘원더 우먼’(216만명) 등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공포 영화는 ‘겟 아웃’(213만명)와 ‘애나벨: 인형의 주인’(193만명) ‘해피 데스데이’(135만명)가 이름을 올렸다. ‘노무현입니다’는 기대 이상으로 185만 관객을 동원, 올해 다큐멘터리 영화 1위를 차지했다.

아쉬운 작품도 있었다. ‘저스티스 리그’(169만명) ‘브이아이피’(137만명) ‘특별시민’(136만명), ‘침묵’(49만/50위 밖), ‘리얼’(47만/50위 밖)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품에 안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1000만 한국 영화는 단 한 편에 불과했다. 현재 절찬 상영 중인 ‘강철비’와 ‘신과함께-죄와벌’ 그리고 상영 예정인 ‘1987’ 가운데 두 번째 1000만 영화가 탄생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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