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2017 영화결산②] 유해진-강하늘-마동석 쨍쨍…최민식-이병헌 흐림

입력 2017-12-26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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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강하늘-마동석-김수현-이병헌-최민식(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동아닷컴DB-스포츠동아DB

2017년도 충무로가 사랑하는 배우들의 열일이 빛나는 한 해였다. 올해 유일한 1000만 영화 ‘택시운전사’의 흥행을 이끈 송강호와 유해진부터 젊은 피 강하늘, 다양한 도전을 시도한 마동석과 문소리까지. 많은 배우가 작품을 통해 관객들을 웃기고 울렸다. 연말을 맞아 배우들의 성적표를 정리해봤다.


● 믿고 보는 송강호-유해진-강하늘, 말이 필요 없지요

믿고 보는 배우 송강호가 어김없이 해냈다. ‘괴물’ ‘변호인’에 이어 영화 ‘택시운전사’를 통해 ‘트리플 천만 배우’로 거듭난 것. 작품 안에서 늘 그래왔듯 송강호는 ‘택시운전사’에서도 평범한 소시민이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렸을 때 겪는 내적 갈등과 변화를 공감도 높게 그려냈다. 송강호의 열연에 힘입어 ‘택시운전사’는 1218만명을 기록했다. 이 작품은 올해 유일한 1000만 영화이기도 하다.

송강호와 20년 지기지만 작품에서는 ‘택시운전사’로 처음 만난 유해진도 건실한 ‘티켓 파워’를 자랑했다. 22일 기준 그가 올해 주연으로 선보인 영화는 ‘택시운전사’와 ‘공조’. 올해 박스오피스 전체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한 작품들이다. 지난해 ‘럭키’로 원톱 주연으로도 흥행력을 입증 받은 유해진은 설 연휴 개봉한 ‘공조’에서 현빈과 함께 781만 관객을 동원했다. ‘공조’로 한 해를 시작하고 27일 개봉을 앞둔 ‘1987’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유해진. 진정성 넘치는 연기로 사랑받아온 그는 ‘1987’로 유종의 미를 거둘 준비 중이다.

강하늘 또한 열일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올해만 세 편의 개봉을 선보이고 현재 헌병기동대에서 군 복무 중인 강하늘. ‘재심’ ‘청년경찰’ ‘기억의 밤’까지 주연작이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흥행했으니 송강호 유해진과 나란히 언급될 만 하지 않을까. 매 작품 다양한 캐릭터를 도전해온 강하늘은 ‘청년경찰’을 통해 잭팟을 터뜨렸다. ‘청년경찰’은 박서준과 함께 유쾌한 브로맨스를 그린 작품으로 565만 관객을 동원했다. 올해 박스오피스 6위에 빛나는 작품이다.


● 설경구-마동석-현빈, 쨍하고 해 뜰 날 왔네요

‘나의 독재자’(2014) ‘서부전선’(2015) 올해 초 개봉한 ‘루시드 드림’까지 줄줄이 흥행에서 고배를 마셨던 설경구. 하지만 ‘불한당’과 ‘살인자의 기억법’으로 새 역사를 썼다. 물론 ‘불한당’은 93만명을 기록, 흥행에 실패했지만 ‘불한당원’이라는 열성팬을 낳았다. ‘지천명 아이돌’로 거듭난 설경구는 팬미팅을 열기도 했다. 제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과 제54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제38회 청룡영화상에서 인기스타상을 받았다. ‘불한당’으로 탄력 받은 설경구는 사실상 원톱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이 265만명을 돌파하면서 완벽히 ‘반등’에 성공했다.

마동석은 완벽하게 대세 입지를 굳혔다. 기복 없이 뭘 해도 다 되는 한 해였다. 마동석이 출연뿐 아니라 기획에도 참여한 ‘범죄도시’는 687만명을 모으며 올해 박스오피스 4위에 자리 잡았다. 혹평을 받은 코미디 영화 ‘부라더’가 149만명을 동원하고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만 봐도 마동석이 얼마나 관객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현빈도 그간의 아쉬움을 해갈하는 한 해였다. 그가 중심으로 이끈 영화 ‘공조’와 ‘꾼’ 모두 큰 대박 흥행을 일궈냈다. ‘공조’는 781만명을 ‘꾼’은 401만 관객을 넘어섰다. 특히 故 김주혁과 ‘공조’에서 보여준 긴장감 넘치는 액션은 관객들 사이에서 오래 회자됐다.


● 최민식-이병헌-김수현, 그저 씁쓸한 미소만

모두가 다 같이 웃은 건 아니었다. 예상치 못하게 고배를 마시는 배우들도 있었다. ‘대호’(2015)의 아픔은 올해도 이어졌다. 그의 연기력이야 언제나 완벽하지만 흥행의 운은 뒤따라주지 않았다. ‘특별시민’은 136만명, ‘침묵’은 49만명에 그쳤다. 두 작품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치기 못하고 IPTV로 넘어갔다. 이병헌도 마찬가지. ‘싱글라이더’는 35만명 ‘남한산성’은 384만명에 머물러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김수현은 더 굴욕적이다. 115억원을 들인 김수현 원톱 영화 ‘리얼’이 47만명에서 멈췄다. 후반작업 도중 갑작스럽게 기존 감독이 하차하고 제작자인 이사랑 대표가 연출을 맡은 ‘리얼’. 개봉 당시 이사랑 대표 겸 감독이 김수현의 사촌 형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친인척 영화’라는 부정적인 시선을 받았다.

나문희-문소리-김혜수-김옥빈. 스포츠동아DB-동아닷컴DB



● 나문희-문소리-김혜수-김옥빈, 언니들의 도전은 ing

나문희에게 올해는 결코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77세에 전성기를 맞았기 때문.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옥분을 맡아 관객들을 웃기고 울린 그는 생애 처음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제38회 청룡영화상과 제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시상식에서 최고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받았다. ‘아이 캔 스피크’는 흥행에도 성공했다. 327만 관객을 동원해 올해 박스오피스 17위를 기록했다.

문소리는 연기뿐 아니라 연출에도 진출했다. 자전적인 내용을 녹여낸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의 각본을 쓰고 출연에 연출까지 소화했다. 스크린 수 고작 40여개였지만 관객 수 1만6800명을 이뤄냈다.

김혜수와 김옥빈은 액션 영화에 도전했다. 성적은 아쉬웠다. 김혜수의 액션 느와르 ‘미옥’과 김옥빈의 액션 복수극 ‘악녀’는 각각 23만명과 120만명을 기록했다.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기록이다. 하지만 여성 중심 영화도 가뭄에 콩 나듯 나는 충무로에서 여성 원톱 액션이 올해 두 편이나 나온 건 존재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2018년에는 또 어떤 영화가, 어떤 배우가 관객들의 마음을 훔칠까. 골라보는 맛이 있는 풍성한 극장가를 기대해본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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