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②] 시간에 쫓기는 드라마제작…사전제작은 대안이 되나

입력 2017-12-2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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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제작으로 방영된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 사진제공|KBS

‘태양의 후예’ 이외엔 흥행에 실패
제작 시기와 달리 시시때때로 변화


tvN ‘화유기’의 방송 사고와 관련해 시간에 쫓기는 드라마 제작현실을 고려한 사전제작 드라마가 새삼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미 방송된 사전제작 드라마 대부분이 시청자의 관심을 끌지 못한 채 제작과정상 한계를 드러내면서 좀 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현재까지 사전제작돼 시청자를 만난 드라마는 KBS 2TV ‘태양의 후예’를 비롯해 ‘함부로 애틋하게’, ‘화랑’, SBS ‘사임당 빛의 일기’, ‘엽기적인 그녀’ 등이 있다. 하지만 ‘태양의 후예’를 제외한 드라마들은 대부분 시청자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사전제작은 방송 품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해당 드라마들이 한창 제작될 시기는 중국 한류가 열기를 더하던 때이기도 했다. 중국 방송당국의 사전심의를 통과하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고,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방송함으로써 한류 시너지를 얻겠다는 전략이 숨어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성과를 제대로 얻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이야기 흐름에 대한 시청자 반응을 제때 반영할 수 없었고, 중국 한류는 ‘한한령’이라는 장벽을 넘어설 수 없었다. 또 드라마 제작의 중요한 물적 기반이 되는 간접광고(PPL)도 쉽지 않았다. 사전제작 드라마 가운데 상당수가 사극이란 점도 그 때문이다.

이처럼 사전제작의 성과가 뚜렷하지 않으면서 방송사 역시 의지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충분한 제작기간을 두고 완성품을 내보일 수 없는 현실은 여전히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방송관계자들은 “드라마는 넘쳐나는 듯 보이지만 정작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은 허사가 되고 말았다”면서 “사전제작 드라마를 대안으로 꼽기에는 너무 높은 현실의 장벽이 있다”고 말한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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