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 중국에서 열릴 ‘2018 AFC U-23 챔피언십’을 앞둔 U-23 대표팀 김봉길 감독은 당당한 도전으로 2018자카르타아시안게임 희망을 밝히겠다는 각오다. 창원을 거쳐 제주도에서 동계훈련을 진행한 U-23 대표팀은 AFC U-23 챔피언십 4강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골짜기 세대? 그러한 시선이 되레 우릴 뭉치게 한다”
“새해 들어 맞이하는 첫 국제대회 아닙니까. 저희가 스타트를 잘 끊어야죠.”
전화 너머로 들리는 사령탑의 목소리는 새해 각오만큼이나 다부졌다. 눈앞으로 다가온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막바지 담금질에 한창인 김봉길(52) 감독은 “올해는 축구계로서 정말 중요한 시간이 아닌가. 첫 주자로 나서는 만큼 좋은 성적을 팬들께 가져다드리겠다”고 힘차게 말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11일 중국 장수성에서 벌어지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축구의 2018년 첫 스타를 끊는다. 11일 베트남과 D조 예선 1차전을 치른 뒤 14일 시리아, 17일 호주를 상대로 본선 진출을 다툰다. 이번 대회는 8월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깊다. 소집훈련 중인 U-23 대표팀 멤버 대부분이 아시안게임에 해당되는 연령의 선수들로 발탁되기 때문에 U-23 챔피언십을 통해 조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
준비는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12월 38명의 인원을 소집해 열흘간 1차 훈련을 마쳤고, 같은 달 13일부터 이달 3일까지 25명의 선수단과 함께 제주도에서 2차 훈련을 마쳤다.
김 감독은 “새해 해돋이를 선수들과 함께 맞이했다. 서로 모여 좋은 성적을 거두자고 다짐했다”면서 “다행히 이곳 날씨가 좋아 훈련에 지장이 없었다. 다만 대부분의 프로팀들이 휴식 중이라 상대팀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제주 국제대를 비롯해 이곳으로 전지훈련을 온 건국대, 광운대와 연습경기를 치러 조직력을 다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목표는 4강이다. 이를 위해선 험난한 조별리그를 통과해야한다. 분수령은 박항서(59)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베트남과 1차전이다. 김 감독은 “만만한 팀이 없다. 베트남은 최근 급격하게 성장 중이고, 시리아는 복병으로 통한다. 호주는 항상 우승권에 근접한 강호다. 박 감독님께는 따로 연락을 드리지 못했다. 내겐 선배님이시지만 승부는 승부”라며 각오를 전했다.
사실 이번 U-23 대표팀은 ‘골짜기 세대’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갖고 있다. 두 살 터울 위의 형들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주축으로 뛰었고, 두 살 아래 동생들은 지난해 6월 국내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 나섰다. 반면 현재 U-23 대표팀은 이러한 세계무대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우리 역시 ‘골짜기 세대’라는 표현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시선이 오히려 우리를 뭉치게 한다. 스스로 주눅 들지 않기 위해 내가 선수들을 자극하고 있다. 한 마디로 자존심을 많이 긁었다. 한 번 아픔을 겪은 만큼 새해에는 이를 딛고 우뚝 일어서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