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행 노리는 10개 구단의 미래들

입력 2018-01-0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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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박세웅-KIA 임기영-NC 박민우-넥센 이정후(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롯데 박세웅-KIA 임기영-NC 박민우-넥센 이정후(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선동열(55) 감독이 이끄는 야구국가대표팀은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열릴 제18회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때 처음 출범한 ‘드림팀’의 전통을 이어받은 ‘선동열호’가 골든 타깃을 적중시킨다면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이후 3연속 우승이 된다. 선 감독은 2년 뒤 도쿄올림픽까지 시야에 넣고 있어 자카르타에선 발전 가능성이 큰 젊은 선수들을 대거 등용할 전망이다. 역대 드림팀들과는 사뭇 다른 대표팀 구성이 예상된다. 2018시즌 KBO리그를 뒤흔들 자카르타아시안게임 대표팀의 면면을 미리 살펴본다.

야구대표팀 선동열 감독. 스포츠동아DB

야구대표팀 선동열 감독. 스포츠동아DB



● 선동열 감독의 아시안게임 대표팀 구상은?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은 자카르타아시안게임을 9개월 앞둔 한국, 일본, 대만의 전력을 엿볼 수 있는 장이었다. 선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데뷔무대이기도 했다. 결과(1위 일본·2위 한국·3위 대만)를 떠나 선 감독은 투수력과 주루에 방점을 찍은 대표팀 운영 스타일을 보여줬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구성도 그 연장선상에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 감독은 또 수차례에 걸쳐 도쿄올림픽을 염두에 둔 대표팀 세대교체 의지를 드러냈다. APBC에 출전한 선수들을 최대한 자카르타아시안게임까지 끌고 가겠다는 얘기였다.

LG 안익훈-삼성 구자욱-두산 함덕주(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LG 안익훈-삼성 구자욱-두산 함덕주(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 자카르타행 예약(?)한 10개 구단 대표선수들

APBC 2017 때는 SK를 제외한 9개 구단에서 25명의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 가운데 소속팀별로 ‘선동열호’ 1기의 핵심선수들을 뽑아본다면 마운드에선 KIA 잠수함 임기영(25), 두산 좌완 함덕주(23), 롯데 우완 박세웅(23)을 빼놓을 수 없다. 야수진에선 NC 박민우(25), 넥센 이정후(20), LG 안익훈(22), 한화 하주석(24), 삼성 구자욱(25), kt 정현(24)이 각 팀을 대표해 도쿄돔을 누볐다. 이들은 선 감독의 신임이 각별했던 터라 부상 암초와 예상외 부진이라는 돌출변수만 피한다면 자카르타행이 유력한 후보들이다. 연령상 도쿄올림픽 때는 더욱 농익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기대되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특히 임기영은 APBC 대만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2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1-0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도쿄올림픽 이후까지도 ‘대만 킬러’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됐다. 일본, 대만과 메달 색깔을 다툴 자카르타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은 ‘따논 당상’격이다. APBC 당시 타선에선 박민우의 분전이 돋보였다. 10타수 4안타 3볼넷을 기록하며 테이블세터와 주전 2루수 한 자리를 예약했다. 중견수를 맡았던 이정후도 2루타와 3루타를 한 방씩 뽑아내며 ‘바람의 손자’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지상과제에 집중한다면 대표팀 세대교체에 일정 부분 역행하더라도 몇몇 30대 스타플레이어의 가세를 검토해볼 수 있다. 일본전 표적 선발등판이 가능한 좌완 에이스, 내·외야에서 한 명씩의 거포가 대표팀에 합류해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일정을 고려하면 늦어도 6월까지의 시즌 성적이 태극마크 선별의 척도로 작용할 수 있다.

LG 오지환-삼성 박해민-심창민-SK 이홍구(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LG 오지환-삼성 박해민-심창민-SK 이홍구(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 아시안게임 출전에 야구인생 건 선수들은?

APBC 2017 직전 LG 내야수 오지환(28), 삼성 외야수 박해민(28)은 군 입대 연기와 자카르타아시안게임 도전 의사를 밝혀 돌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불투명한 미래를 담보로 일종의 도박을 택했기 때문이다. 배수진을 친 이들의 행보는 2018시즌 초반부터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각자의 소속팀에선 주축선수라 더욱 눈길을 모은다. 비단 박해민과 오지환뿐만이 아니다. 아직 병역의무를 마치지 못한 일부 20대 후반 선수들도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SK 포수 이홍구(28), 삼성 투수 심창민(25) 등은 ‘선동열호’ 승선이 절실한 목표일 수밖에 없다. 심창민은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와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태극마크를 달았던 대표팀 유경험자다. 2018시즌 초반 성적만 뒷받침된다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얼마든지 나름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이홍구는 당연시됐던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단이 좌절된 뒤로 자카르타아시안게임 출전과 금메달 획득이 한층 현실적인 목표가 됐다. 다만 APBC에서 이미 선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KIA 한승택(24), 두산 장승현(24)은 물론 KBO리그의 다른 쟁쟁한 포수들을 넘어서야 한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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