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범 기자의 Tourology] “기간은 짧게, 횟수는 자주” 여행은 워라밸

입력 2018-01-04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018년 해외여행 트렌드는 나홀로 여행과 더불어 부모와 자녀 외에 조부모, 친척 등 여러 세대가 함께 여행하는 ‘멀티세대 여행’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트립닷컴

1인 맞춤형·멀티세대 여행상품 증가
경제적 실속 여행에 심리 만족 추구
일과 삶의 구분으로 해외여행 성장세


아직 정확한 집계 수치는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해 해외로 나간 국민 숫자는 대략 2600만명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증가세는 계속되어 올해는 해외여행객이 무려 300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해외여행을 하는 시대. 여행 행태도 이전과 달리 무척 복합적이고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다. 서로 상반된 트렌드가 동시에 인기를 얻는가 하면, 심리적 만족을 추구하는 가심비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다국적 온라인 여행사 트립닷컴과 함께 2018년 해외여행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트렌드를 짚어보았다.


● 혼행족·즉행족 증가, 멀티세대 여행의 등장

트립닷컴은 올해도 나홀로 여행, ‘혼행’이 인기 높은 트렌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500만으로 추산되는 1인 가구는 여러 분야에서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핵심 계층이 됐다. 기업마다 1인 가구를 위한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행업계도 다르지 않다. 호텔에 혼자 투숙해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1인 고객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다른 사람과의 일정 조율이 필요없다는 혼행의 장점을 극대화해 내키면 계절이나 시기 상관없이 여행을 떠나는 즉행족도 꾸준히 증가해 여행 성수기와 비수기의 경계가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다.

혼행족, 즉행족의 증가 한편으로는 가족여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가족여행이 어린 자녀와 부모가 함께 여행하는 것이 주류였다면, 이제는 독립한 자녀와 부모 간의 여행이 새로운 추세로 등장했다. 부모와 자녀 외에 조부모와 친척 등 여러 세대가 함께 여행하는 ‘멀티세대 여행’(multigenerational travel)은 해외여행시장에서 주목 받는 키워드다.


● 실속 ‘가성비’에 심리 만족 ‘가심비’ 가세

최근 몇 년간 소비자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였다. 한국관광공사의 ‘2017 해외여행 실태 및 2018 해외여행 트렌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기내식 등의 서비스가 없는 대신 요금이 저렴한 저가항공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2017년 국민의 해외여행 평균 횟수가 2.6회로 전년보다 0.5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조금이라도 더 싸게 예약하기 위해 스마트폰에 여행예약 앱이나 가격비교 앱을 다운받아 수시로 가격을 검색해 비교하는 것은 이제는 여행을 준비할 때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가성비에 더해 가심비라는 새 선택 기준도 주목받고 있다. 가심비는 가격 대비 심리적 안정과 만족감을 중시하는 경향이다. 일명 ‘플라시보 소비’라고도 하는 가심비가 가장 두드러진 현상으로는 도심이나 근교의 호텔에서 주말이나 휴가를 즐기는 ‘스테이케이션’ 또는 ‘호캉스’를 들 수 있다. 또한 다른 이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자신을 즐겁게 하는 목적으로 여행을 떠나는 가심비 높은 여행이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제공|트립닷컴



● 혼행끼리의 동행 vs 비대면 ‘언택트 기술’

혼행은 자신만의 일정으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반면 경제적 부담과 안전, 현지에서의 외로움이라는 단점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셜 네트워킹을 기반으로 혼자 여행을 하는 이들끼리 취향과 일정을 자유롭게 공유해 여행 동행자를 만나는 플랫품이 얼마 전 국내 여행시장에 등장했다.

반대로 여행 중 불가피하게 사람과 마주치는 상황을 줄여주는 ‘언택트 기술’도 여행시장에 빠르게 들어오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이 기술을 통해 이미 일부 공항이나 대형 호텔 그룹에서는 얼굴 인식 시스템을 도입해 항공 탑승수속이나 호텔 체크인을 혼자서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여행업계에서는 새롭게 등장하는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솔로여행자들이 일정과 실시간 후기 등을 공유하는 플랫폼 ‘여행사람(ㅇㅎㅅㄹ)’에서는 자기 취향, 목적지, 일정 등을 등록하면 그에 맞는 동행자를 매칭시켜주는 ‘동행찾기’ 기능이 있어 혼행의 패러다임 변동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하나투어는 모녀가 함께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는 상품을 출시, ‘엄마愛 발견’이라는 슬로건으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트립닷컴의 경우, 자유여행객들이 가성비와 가심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 할인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트립닷컴 관계자는 “작년 후반기부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면서, 올해는 짧은 기간으로 자주 여행을 떠나는 추세가 늘 것”이라며 “자신의 삶을 일과 구분 짓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 해외여행은 물론 국내여행 시장이 더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