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테네리페섬에서 촬영한 tvN ‘윤식당’ 시즌2의 주역 정유미, 박서준, 이서진, 윤여정(왼쪽부터). 비빔밥과 김치전, 호떡 등을 외국인들에게 소개하며 한식을 알리고 있다. 사진제공|tvN
장소: 일상 잊게 할 파라다이스 같은 섬
기간: 10일간 가게 임대…영업은 8일만
메뉴: 외국인에 부담 없는 ‘한국적인 맛’
지출: 식재료·현지 비용 제작비로 충당
수익: 정해진 양만 팔고 끝 대부분 적자
실제 식당을 개업하려면 하나부터 열까지 주인장의 손길이 닿지 않는 게 없다. TV 속 ‘식당’이라고 그런 힘겨움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장소 섭외부터 메뉴 선정, 그에 어울리는 인테리어 등은 물론 세금 문제까지 모두 실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윤식당’과 ‘강식당’, 그리고 ‘윤식당’의 새로운 버전인 시즌2은 바로 이런 과정을 거쳤다. 그 과정을 들여다보자.
우선 촬영 공간. ‘윤식당’과 ‘강식당’은 모두 도심 한복판이 아니라 섬에 자리를 잡았다. 첫 번째 ‘윤식당’은 인도네시아 롬복의 길리섬에서, ‘강식당’은 제주도에서 각각 촬영했다. 영화 같은 풍광을 자랑하는 ‘윤식당’ 시즌2는 스페인 테네리페 섬의 가라치코에서 손님을 맞고 있다.
제작진에 따르면 이들 식당의 주요 콘셉트는 ‘파라다이스’. ‘반복되는 일상을 잠시 뒤로하고 한적한 풍경의 조용한 소도시에서 휴식을 꿈꾼다’는 기획의도에 따라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섬을 촬영지로 삼았다. 해외로 장소로 정할 때는 한국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선정해 관광하는 듯한 재미도 안겨주고 있다.
‘윤식당’ 시즌2의 메인 메뉴 ‘비빔밥’. 사진출처|tvN 방송 화면 캡처
메뉴와 가격은 어떻게 결정할까. ‘윤식당’ 시즌1에서는 불고기를 주재료로 덮밥과 샌드위치를 선보였다. 시즌2에서는 비빔밥과 김치전, 호떡을 대표 메뉴로 내놓았다. 공통적으로 한식의 맛과 멋을 살릴 수 있는 메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외국인들 역시 거부감 없이 한식을 즐기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공개돼 시선을 끌었다. 가격은 현지에서 판매되는 음식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한다.
다음은 수익. 한정된 인원, 숙련되지 않은 조리 과정, 서비스 등을 감안해 하루 정해진 양만 판매하다보니 대부분 적자다. 수입은 거의 임대료로 쓰인다. 예를 들어 10일 동안 현지 가게를 임대하지만 식당의 문은 8일간만 연다. 첫날과 마지막 날은 카메라를 설치하고 철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식재료와 출연자들이 현지에서 쓰는 비용 등은 모두 제작비로 충당한다.
영업시간은 ‘사장 마음대로’다. 오전 10시∼11시 출근해 영업 준비에 들어간다. 오전부터 저녁까지 문을 여는 게 아니라 점심식사 위주로 영업을 한다. 물론 마지막 손님이 나가면 그날 영업은 종료된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