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함께’가 사랑받은 이유에는 판타지 장르를 충족시키는 화려한 기술력과 보편적인 정서를 앞세운, 공감도 높은 스토리 등이다. 역대급으로 화려한 캐스팅과 잘 들어맞은 캐릭터 싱크로율 또한 ‘신과함께’의 매력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이정재 김해숙 이경영 김하늘 등 원톱 주연으로 나설만한 배우들이 카메오로 출연한 작품.
주연 배우들의 구성도 탄탄했다. 차태현 김동욱 하정우 주지훈은 원작에서 영화에 맞게 각색된 캐릭터를 제 옷 입은 듯 소화했다. 특히 저승 삼차사의 일원 ‘덕춘’을 연기한 김향기는 캐스팅 당시부터 배우 중 가장 높은 싱크로율로 원작 팬들에게까지 환대받았다. 완성작에서도 기대 이상이었다. 덕춘의 트레이드 마크인 바가지 머리로 스크린에 등장한 그는 웹툰을 찢고 나온 듯 원작과 가장 흡사한 덕춘을 표현해냈다. 김향기가 아닌 덕춘을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Q. 배우 김향기 말고 일상 속 ‘사람 김향기’는 어떤 모습인가요.
A. 대중은 저를 되게 밝고 소녀스러운 사람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평소 밝은 성격은 아니에요. 웃기는 잘하지만 말도 없고 재미도 없죠. 일상생활에서는 조용하고 무기력한 면이 좀 있어요. 친구들과 놀 때는 세상 행복해 보인대요.
Q. 친구들과는 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누나요.
A. 친구들과 있으면 되게 편해요. 나를 있는 그대로 내려놓을 수 있죠. 먹는 이야기를 제일 많이 하고요. 다이어트 이야기도 해요.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쓸 나이니까요.
Q.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 돼요. 연기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고민이 많을 시기죠.
A. 고민은 있죠. 저뿐 아니라 모든 아역배우들의 고민이기도 하고요. 앞으로는 더 어쩔 수 없어질 고민이라고 생각해요. 일단 저는 현실에 충실하려고요. 1년에 한 작품씩 좋은 작품을 만나고, 연기하는 것 자체에 행복해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건 참 어렵잖아요. 할 수 있음이 축복이에요. 저에게 맞는 역할을 하면서 성장해나가고 싶어요. 지금도 배워가는 중이죠.
Q. 연기할 때의 기쁨이 크군요.
A. 연기하는 것 자체가 좋아요. 어릴 때는 연기가 재밌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그런데 초등학교 고학년 즈음에는 연기를 안 할 때 너무 심심하더라고요. 내가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요. 작품이 들어오면 재미를 느끼고 생각도 많아져요. ‘내가 정말 연기를 좋아하는 구나’라고 느꼈죠. 촬영할 때 스트레스도 있지만 현재는 즐거움이 더 큰 것 같아요.
Q. 연기 외에 다른 길을 생각해 본 적은 없나요.
A. 중학교 때는 욕심이 커서 다양하게 배우고 싶었어요. 새로운 것도 공부하고 연기도 더 많이 배우고 싶었죠. 현실적으로 어려운 꿈을 꾼 거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게 어렵더라고요. 현재는 제게 가장 소중한 건 연기라고 생각해요. 대학교에 진학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연기를 하고 싶어요.
좋아하는 연기를 하면서 다른 일을 하는 방향도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제 욕심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잖아요. 미움을 받으면서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진 않아요.
Q. 이야기를 나누면서, 대중의 평가와 시선에 대해 많이 우려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스트레스가 컸나 봐요.
A. 어쩔 수 없이 대중에 노출되다보니 보여지는 것이 많죠. 같은 길을 걷는 친구들, 언니들, 동생들과 비교도 당하고요. 2년 전만 해도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스트레스를 안 받는 척 했죠.
지난해 정도부터는 생각이 바뀌었어요. 긍정적으로,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작품을 만나는 것도, 어울리는 역할도 운명인거죠. 역할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아마 제가 같은 10대 친구들보다는 스트레스가 더 적을 거예요. 대중에 노출되는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았거든요. 그들보다는 자유롭게 생활한 것 같고요. 학교생활에서도 좋은 친구들이 많아서 많이 힘을 얻었어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