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제공
최승호 MBC 사장이 2017년 12월 새롭게 선임, 약 한 달간의 임기 기간 동안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그만큼 잡음도 있었지만 앞으로 2018년에는 좀 더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MBC로 거듭나기 위해 여러 가지 변화를 모색할 방침이라는 입장이다.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는 MBC 최승호 사장 신년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간담회는 허일후 아나운서의 진행 아래 개최됐다.
본격적으로 간담회가 시작되기 전 최승호 사장은 “사장이 되는 과정에서 인터뷰 요청을 많이 해주셨다. 그 전 같으면 내 생각을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됐는데, 이제 한 회사의 대표가 되다 보니까 그냥 그렇게 전화를 받아서 답변하면 여러 가지 혼선이 생길 수도 있고 그런 문제들이 의식이 돼서 요청이 오는 데도 제대로 답변도 못했다. 언제 한 번 인터뷰를 하자는 약속을 남발한 경향도 없잖아 있다. 다 한 번 모시고 솔직하게 그동안 생각한 내용을 말씀드릴 기회를 갖는 게 좋지 않을까 해서 간담회를 갖게 됐다”고 이번 신년 간담회를 개최한 이유를 언급했다.
● “2월까지 임원 인사+프로그램 복원 마무리”
그는 한 달 간의 취임 기간 동안 느낀 부분에 대해 “취임 첫 날 했던 던 보도국의 간부 인사부터였다. 그날 저녁 뉴스부터 새로운 체제의 보도국에서 뉴스를 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에 조직을 개편하고 임원, 사원, 간부 등을 인선했다. 시사교양국이 시사교양본부로 다시 태어났고, 보도 본부에서 쫓겨났던 많은 기자들이 유배지에서 다시 보도본부로 돌아왔다. 그 분들이 다시 12월26일부터 나름대로 뉴스를 다시 하기 시작했고, 그 이후 프로그램들이 복원되고 있는 중이다. 2월1일부터는 그동안 임시체제로 진행된 많은 프로그램들이 정상 체제로 돌아가게 된다. 또 계열사 임원 선임도 과거보다 투명하게 추첨위원회를 통해 MBC 사장이 결정하는 선임 방식을 결정했다. 현재 임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 과정이다. 2월까지, 계열사 임원 인사와 프로그램 복원이 마무리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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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일드라마 잠정 중단+예능 파일럿 늘리고 시즌제 도입”
또 2018년 MBC의 방향성에 대해 “프로그램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결정을 내렸다. 대규모 적자도 예상되는 상황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비 투자를 135억 정도 증액했다. 전체 제작비의 7%가 증액됐다. 그동안 외주 제작으로만 해오던 드라마에서 이제 자체 기획을 강화한다. 하반기에는 대형 자체 기획 드라마가 나올 예정이다. 취임 당시 드라마를 줄이겠다 했는데, 일일드라마를 잠정 중단한다. 또 예능은 파일럿을 많이 만들 예정이다. 설 특집부터 파일럿 프로그램을 대거 만들 예정이다. 또 봄부터 예능에 시즌제를 도입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결정된 건 아니지만 기존의 예능도 시즌제가 될 수 있다. 지금 잘 나가는 프로그램들도 적절한 시점에, 너무 길게 끌고 가진 않고 휴지기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는 시즌오프해서 과감하게 다른 시즌을 준비하게 하겠다”고 운을 떼며 “5월까지 드라마가 방송되게 돼있다. 그 드라마가 끝나면 일일드라마는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걸로 예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최 사장은 ‘무한도전’에 대해 “김태호 PD가 ‘무한도전’ 내에서 새로운 준비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아직 그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면 안 될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일일드라마를 장점 중단하고 예능에 파일럿을 도입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일일드라마를 잠정적으로 중단하려는 이유는 MBC 드라마가 너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제작비 문제도 있고 인력도 모자라다. 그것보다는 제대로 된 16부작 미니시리즈를 한 편이라도 더 만들어서 드라마 PD들이 기회를 갖고 실력을 기르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체 제작으로 기획부터 캐스팅이나 모든 면에서 자체 역량을 키워나가는 데 초점이 주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적자 감수, 대규모 투자 감행”
이어 최승호 사장은 “올해 방송계의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다. 그 속에서 MBC의 상황은 더욱 좋지는 않다고 말씀드릴 수도 있겠다. 한편으로 보면 무려 8년 동안의 혼란 속에서 끊임없는 갈등과 싸움 속에서, 빼앗긴 방송의 자유를 얻은 감격적 순간이지만 우리의 환경이라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는 걸 한 달 동안 절감하고 있다. 방송 광고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에 방송 제작에 들어가는 요소 가격은 뛰어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는 국제적 스포츠 행사도 있는데 중계권료가 기절할 정도로 많더라. 올림픽의 중계권료가 119원이고 러시아 월드컵이 487억 원이다. 이 두 가지만 합쳐도 600억 원이 넘는 중계료를 지급해야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프로그램을 살리는 것이 시청자들에게 보답하는 것이다. 그렇게 신뢰를 되찾는 게 MBC가 되살아나는 길이라 생각해서 적자를 감수하고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것이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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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정상화…1년 이내에 국민 신뢰 되찾을 것”
또 앞서 MBC 인턴기자가 인터뷰 대상자로 둔갑해 출연한 것이 문제가 된 것에 대해 “MBC 내부자를 인터뷰해서 방송을 낸다거나 동영상 안에 있는 내용을 확인을 덜 한 상태에서 단정적 보도를 한 경우도 있어서, ‘뉴스데스크’를 통해 사과한 부분도 있었다. 방송 학회에 인터뷰 문제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다. 인터뷰 문제는 한 쪽 방향으로 몰아가기 위한 의도성은 없고, 취재 편의를 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계기로 해서 내부의 취재 방법에 대한 부분 개선을 고쳐나가겠다”고 직접 입장을 밝혔다.
최 사장은 앞으로의 MBC 뉴스 방향성에 대해 “뉴스 정상화에 대해선 마음은 정상까지 왔다. 문제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보도국에 있는 많은 기자들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 중에 몇 년 동안은 쫓겨난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돌아왔는데, 현장에 대한 감각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그 후배 기수들은 보도국 변두리에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벌어졌다. 이런 부분들이 융합해 나가면서 새로운 뉴스를 만들고 정착하는 과정이다. 인터뷰 문제의 경우에도 원래 그런 문제는 우리 언론에 원래 있던 문제이긴 하다. MBC 보도에서 과거의 김재철 체제 이전에 용인되기 힘든 것이 아니었나 생각을 한다. 어느덧 그 이후의 시간을 지나면서 그런 것들이 많이 무뎌진 부분도 생겼다고 느끼고 있다. 바닥에서 다시 시작하는 과정인데,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면서 겸허한 자세로 해 나가야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는 자세로 새롭게 시작한다는 자세로 뉴스를 새로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한다. 1년 이내에는 다시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뉴스를 할 수 있지 않나 하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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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현진 아나운서 거취 문제, 추후 결정할 것”
최승호 사장은 배현진 아나운서의 거취에 대해 묻는 질문에 “배현진 씨는 관심이 많으실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과거의 시대적 아픈 상처이다. 배현진이라는 분이 구체제의 MBC 뉴스에 대해 우리는 대단히 문제가 많았다고 생각한다. 국민을 배반하고 공영 방송으로써의 역할을 져버린, 그 역할의 중심에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MBC가 신뢰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하는 상황에서 또 다시 그분이 뉴스에 출연한다면 뉴스의 중심으로 활동을 할 수는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기자 분들도 동의 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 분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는 얘기를 할 수 있을만한 시간의 여유가 없었을 것 같다. 아마 본인이 MBC에서 계속 공영방송 구성원으로 일하길 원한다면 이런 사정을 감안해서 본인이 어떤 일을 해보고 싶다는 취지가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그 뜻을 감안해서 추후에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올해 스포츠 중계, 자사 캐스터 투입”
최승호 사장은 올해 평창 올림픽 및 스포츠 중계 캐스터에 대해 “김성주 전 아나운서는 그동안 MBC를 위해서 큰 기여를 많이 해주셨고, 고마운 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은 자사의 뉴스 스포츠 캐스터들이 활약을 많이 하고 충분히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배제시켰다. 김성주 전 아나운서를 과도하게 활용한 측면도 있었다. 그래서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는 허일후 아나운서를 비롯해 내부 캐스터들이 돌아와서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발휘하는 첫 번째 스포츠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승호 사장은 지난 2017년 12월 MBC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최승호 문화방송 신임 대표이사는 1961년생으로 경북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 지난 1986년 문화방송에 입사했다. 시사교양국 PD로 ‘PD수첩’ 책임프로듀서를 역임했으며, 지난 2012년 공정방송 파업 과정에서 해고되었다.
최승호 신임 대표이사의 임기는 지난 11월 13일 해임된 김장겸 전 문화방송 대표이사의 잔여임기를 따라 2020년 2월 23일까지이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