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날린 10개월…프리 전향으로 ‘기사회생’

입력 2018-01-1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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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과 재활을 거쳐 지난해 8월 복귀한 장추열 기수가 최근 2주 동안 6승을 올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1월13일에는 통산 200승을 기록하며 화려한 부활을 다짐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유망주 빛 보자마자 두 번의 부상 시련
감각 되찾기 위해 프리기수로 새 출발
많은 경험·빠른 적응…다크호스 주목


지난 13일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 제6경주였다. 중위권을 형성하며 마지막 직선주로를 달리던 경주마가 피니쉬 라인 200m를 앞두고 맹렬하게 선두로 치고나오더니 그대로 1위로 골인했다. 경주마 ‘빅에이스’였다. 이 경주에서 함께 우승의 기쁨을 누렸던 기수가 바로 장추열(만 29세, 프리) 기수다. 이번 우승은 장추열 기수에게 더욱 의미가 컸다. 유망주로 꼽히던 데뷔 시절을 지나 부상으로 힘든 시절을 이겨내고 8년 만에 이룬 통산 200승이었기 때문이다.


● 2년 연속 부상, 그리고 힘겨운 재활

2010년 데뷔한 장추열 기수는 미국에 진출해 한국인 기수 최초로 우승 소식을 안겨준 것으로 유명하다. 2011년 11월 웨스트버지니아주 찰스타운 경마장에서 비인기마 ‘프리휴머(Free Humor)’와 함께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그 후 운동선수에게 고질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부상이 찾아왔다. 2016년 2월 경주 중에 기승한 말이 넘어졌다. 뒤따라오던 말들도 연이어 넘어져 기수 4명이 낙마하는 대형 사고였다. 이 사고로 장추열 기수는 어깨를 다쳐 5개월을 쉬었다. 2017년에는 조교 도중 다리 부상을 당했다. 그 후 5개월 동안 재활을 거쳐야 했고 지난해 8월에야 복귀할 수 있었다. 2년여 동안 부상 때문에 약 10개월의 시간을 경주로 밖에서 보내야 했다. 예전의 감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장추열 기수는 지난해 복귀 인터뷰에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돌아왔다. 오랜만에 말을 타니 체력적으로 걱정이 많았는데 무난하게 컴백 신고를 한 것 같다. 데뷔 때 첫 승을 거둔 것 같은 기쁨이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 프리기수로의 새로운 출발, 그리고 200승

공백기를 극복하기 위해 장추열 기수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계약기수보다 기승기회가 더 많이 주어지는 프리기수로 전향한 것. 프리기수는 출전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낮지만 일주일에 7번 이하로 출전하는 계약기수보다 훨씬 많은 1일 기준 최대 9번 출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장추열 기수는 다양한 마방의 경주마와 많은 경험을 쌓으며 빠르게 적응해 나갔다. 그 결과 13일 제5경주와 제6경주에서 연승하며 고대하던 200승을 달성했고, 올해 경주가 시행된 2주 동안에 6승을 올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18년 들어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이며 다크호스로 손꼽히고 있다.

200승 기념 인터뷰에서 장추열 기수는 “부상 때문에 좀 늦어진 감이 있지만 군대 가기 전에 200승을 해서 기분이 좋다. 요즘 응원을 많이 받고 있어서 힘이 난다. 열심히 할 테니 지켜봐 달라”며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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