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별명&세리머니 풍년’ 기억으로 남을 V리그 올스타전

입력 2018-01-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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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2017-2018 도드람 V리그 올스타전‘ K-스타와 V-스타의 경기가 열렸다. V-스타 이다영과 이재영이 ‘내가 누구게?‘ 별명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의정부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올스타전은 기록이 아니라 기억으로 남는 이벤트다. V리그의 별들인 남녀 올스타 배구선수들은 축제를 위해, 팬들을 위해 기꺼이 ‘망가졌다’.

21일 의정부체유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올스타전 참가 선수들은 유니폼 에 새겨진 이름부터 개성을 담았다. 여자배구 대표 얼짱 고예림은 소속팀 IBK기업은행의 홈 코트인 경기도 화성과 새하얀 피부를 결합해 ‘화성밀가루’로 별명을 정했다. 드라마 ‘또 오해영’의 여배우 서현진과 닮은 이미지의 황민경도 소속팀 현대건설의 연고지를 더해 ‘수원 서현진’으로 출전했다. 흥국생명 세터 조송화도 아이돌 설현을 닮은 외모와 이름을 합성해 ‘설현씨조송홥니다’라고 이중적 의미를 주는 재치를 더했다.

올스타전 최고의 이슈 메이커라 할 이재영(흥국생명)-이다영(현대건설) 쌍둥이 자매는 드디어 완전체를 이뤘다. 지난해 올스타전은 이재영의 급작스런 부상 탓에 이다영만 홀로 뛰었다. 둘이 과연 어떤 별명을 들고 나올까가 관심사였는데 똑같이 ‘내가 누구게?’로 ‘쌍둥이’의 일체감을 강조했다. 나란히 V-스타 팀에 속한 쌍둥이는 세터 이다영의 토스를 레프트인 이재영이 득점으로 연결했다. 이후 흥이 오르자 반대로 이재영이 토스를 올리고, 이다영이 스파이크를 때려 점수를 만들어내는 또다른 명장면도 만들어냈다.

21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2017-2018 도드람 V리그 올스타전‘ K-스타와 V-스타의 경기가 열렸다. V-스타 이다영과 이재영이 신진식 감독과 댄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의정부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올스타전 3년 연속 세리머니상을 수상한 이다영의 스타성은 여전했다. 현아-현승의 ‘트러블메이커’를 패러디해 대히트를 친 지난해 올스타전의 제2탄으로 황택의(KB손해보험)와 다시 한번 ‘칼 군무’의 커플 댄스를 춰 팬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 올스타전은 대성황을 이뤘음에도 최순실 패러디가 뜻밖의 후폭풍을 일으켰다. 그래서 표현의 자유에 관해 선수들이 위축될 것을 우려했는데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오히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시즌 최대 스캔들이었던 부정 유니폼 사건을 패러디하는 신선한 반전을 보여줬다. 서브 콘테스트에 참가한 김진희에게 GS칼텍스 유니폼을 일부러 입혀 출장시켜 항의를 유도한(?) 것이다. 감독관을 맡은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감독 대신 항의하는 황연주(현대건설)에게 “나도 (규정을) 몰라. 진희야 파이팅~”이라고 자기 팀 선수를 옹호해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21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2017-2018 도드람 V리그 올스타전‘ K-스타와 V-스타의 경기가 열렸다. 서브퀸 컨테스트 예선전에서 김진희가 90km를 기록하자 동료들이 환호하고 있다. 의정부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남자부 선수들도 한국전력 전광인의 ‘어디갔냐 서재덕’이 압권이었다. 영혼의 단짝이자 지난시즌 올스타전 MVP였던 서재덕이 부상 탓에 참가하지 못한 아쉬운 상황을 코믹스럽게 처리했다.

올스타전은 인터넷 사전 예매티켓 4200장이 10분만에 다 팔렸다. 당일 현장 판매분 600장도 완판됐다. KOVO 관계자는 “입석을 추가로 팔 수 있었는데 안전 문제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볼거리, 웃음거리가 풍성했던 축제의 장이었다.

의정부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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