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최초’ 정현, 조코비치 꺾고 호주오픈 8강 진출

입력 2018-01-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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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포효!’ 정현이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16강전에서 노박 조코비치를 상대로 득점한 뒤 포효하고 있다. 정현은 조코비치를 꺾고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4대 메이저대회 8강에 오르는 대업을 달성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승리의 포효!’ 정현이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16강전에서 노박 조코비치를 상대로 득점한 뒤 포효하고 있다. 정현은 조코비치를 꺾고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4대 메이저대회 8강에 오르는 대업을 달성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정현(22·한체대·58위)이 한국 테니스의 새 역사를 썼다.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4대 메이저 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 중 하나인 호주오픈에서 8강에 오르며 자신의 이름을 한국 테니스 역사에 아로 새겼다.

정현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16강전 노박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와의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0(7-6, 7-5, 7-6)으로 완승했다. 이로써 정현은 개인 생애 첫 메이저대회 16강 진출에 이어 한국 테니스 역사상 첫 8강 진출이란 대업까지 달성했다.

메이저대회 8강 진출은 한국 테니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전 최고 성적은 1981년 US오픈에서 이덕희(은퇴)가 기록한 16강, 이형택(은퇴)이 2000년과 2007년에 이룬 US오픈 16강 진출이었다.

상대가 세계 최강의 사나이였기에 더욱 더 의미가 컸다. 정현이 상대한 조코비치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세계랭킹 1위를 기록한 선수다. 호주오픈에서만 6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을 정도로 이 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정현은 1세트부터 조코비치를 거세게 압박했다.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키면서 연달아 조코비치의 서비스 게임을 잡아 순식간에 4-0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범실이 곧 발목을 잡았다. 갑작스레 포핸드 범실이 늘어나면서 추격을 허용했다. 5-5까지 간 상황은 결국 타이브레이크로 이어졌다. 위기를 맞았지만 정현은 침착하게 자신의 페이스를 올렸다. 타이브레이크를 접전 끝에 승리로 장식하며 1세트를 7-6으로 따냈다.

의료진의 검진을 받는 조코비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의료진의 검진을 받는 조코비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조코비치는 1세트가 끝난 후 메디컬 타임아웃을 불렀다. 32강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의료진의 검진을 받았다. 여전히 남아 있는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페이스는 급격하게 떨어졌다. 정현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4-1까지 상대를 몰아붙였다. 그러나 수세에 몰린 조코비치는 또다시 뒷심을 발휘했다. 정현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한 뒤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키며 4-4까지 추격했다. 정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6-5로 앞선 상황에서 조코비치의 강력한 백핸드를 연달아 받아내며 기어코 2세트를 7-5로 승리했다.

3세트 역시 혈전이었다. 두 선수는 35번의 랠리를 기록하는 등 양보 없는 정면 승부를 펼쳤다. 6-6까지 핑퐁싸움을 이어가던 두 선수의 싸움은 1세트에 이어 또다시 타이브레이크로 이어졌다. 정현은 3-3 상황에서 연달아 점수를 기록하며 6-3까지 달아났다. 마지막 조코비치의 서브 상황에서는 끈질긴 승부로 상대 범실을 유도해 7-3으로 타이브레이크를 끝냈다. 최종 7-6으로 3세트를 승리하며 세트 스코어 3-0을 기록해 8강에 올랐다. 정현은 경기 후 “우상인 조코비치와의 대결에서 배우려고 했는데, 좋은 경기를 펼쳐 기쁘다.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주신 한국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현은 44만 호주달러(3억7000만원)의 상금을 확보했다. 24일 열리는 8강에서는 텐니스 샌드그렌(97위·미국)을 상대한다. 샌드그렌은 16강전에서 도미닉 티엠(5위·오스트리아)을 꺾고 올라온 이번 대회 이변의 주인공이다. 정현은 지난 9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ASB 클래식 단식 1회전에서 샌드그렌에 2-1(6-3, 5-7, 6-3)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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