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최고 향해’ 정현, 日 니시코리보다 빠른 성장세

입력 2018-01-25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정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정현(22·한체대·삼성증권 후원·58위)의 ‘광폭’ 성장세가 한국을 넘어 전 세계를 놀랍게 하고 있다. 테니스 불모지로 알려진 동양에서 나온 슈퍼스타이기에 더욱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정현이 출전한 호주오픈 남자 단식에서 아시아 선수가 4강에 진출한 것은 1932년 일본의 사토 지로 이후 86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100년 가까이 서양 선수들만의 잔치로 불렸던 이 대회에서 20대 초반의 한국선수가 새로운 역사를 쓴 것이다.

범위를 더 넓혀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로 가도 맹활약을 펼친 동양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정현에 앞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던 선수는 일본의 니시코리 케이(29)다. 니시코리는 2007년에 프로로 전향한 후 현재까지 메이저대회를 비롯해 여러 ATP투어에서도 독보적인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아시아 선수다. 2014년에는 US오픈 준우승을 차지했다. 니시코리의 US오픈 준우승 기록은 현재까지 메이저대회에서 아시아 선수가 기록한 최고성적이다.

흥미로운 점은 정현이 당장 이번 호주오픈에서 니시코리의 기록을 뛰어 넘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4강행을 확정지은 정현은 이제 두 경기만 더 승리하면 아시아 선수 최초로 4대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차지할 수 있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노박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등이 탈락하면서 정현의 우승 가능성은 이전보다 한층 더 높아진 상태다.

정현이 만약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한다면, 가파른 성장세에 방점을 찍을 수 있다. 정현은 2014년에 프로로 전향했는데, 단 4년 만에 메이저 대회 4강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올렸다. 이는 같은 아시아 선수들과 비교해 상당히 빠른 성장이다. 2014년 US오픈 준우승을 차지한 니시코리는 당시 대회에서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4강에 진출했는데, 프로 전향한 2007년 이후 무려 7년 만에 거둔 성과였다. 정현은 니시코리보다 3년이나 먼저 메이저대회 4강 문턱을 밟았다.

물론 진정한 아시아 ‘넘버 원’으로 성장하려면 이번 대회 이후에도 꾸준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현은 아직까지 ATP 타이틀이 단 한개 밖에 없다. 니시코리는 지금까지 무려 11개의 ATP타이틀을 쓸어 담았는데,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15년 한때 랭킹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