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핸드 맞대결’ 정현의 투핸드 VS 페더러의 원핸드

입력 2018-01-26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정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결전의 날이 밝았다. 한국 테니스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정현(22·한체대·삼성증권 후원·세계랭킹 58위)이 26일 오후 5시30분(한국시간) 멜버른에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7·2위·스위스)와 2018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4강전을 치른다.

두 선수 승부의 초점은 역시 각자의 최강 무기인 ‘백핸드’에 맞춰질 전망이다. 전혀 다른 스타일로 백핸드를 구사하는 둘의 정면승부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새삼 궁금하다.

정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정현의 투핸드 백핸드는 세계적 대세다

정현은 자신의 우상이자, 이번 대회 16강 상대였던 노박 조코비치(14위)와 마찬가지로 투핸드 백핸드를 구사한다. 투핸드 백핸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전 세계 선수들이 구사하는 ‘대세’ 백핸드다. 말 그대로 두 손으로 라켓을 잡아 샷을 구사하는 방법으로 원핸드에 비해 더 정확하고, 힘이 실린 스트로크를 구사할 수 있다.

이형택(이형택테니스아카데미재단) 이사장은 “정현의 백핸드는 이미 세계 최정상급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실제 정현은 이번 대회에서 상대 코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강력한 백핸드로 많은 포인트를 획득했다.

그러나 장점이 있으면 당연히 단점도 있는 법. 투핸드 백핸드는 샷의 다양성에 있어 원핸드 백핸드보다 제약을 받는다. 탑 스핀을 치는 상황에서 강력한 스트로크를 구사할 수 있지만, 슬라이스 같이 역회전을 주는 샷은 치기 어렵다. 또한 두 손 모두 라켓을 잡는 데 쓰기 때문에 리치(reach)에서도 상대적으로 손해가 있다. 측면으로 멀리 빠지는 서브를 수비하기에는 분명 어려움이 있다.

로저 페더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다양한 패턴’ 페더러의 원핸드 백핸드

페더러는 전현직 테니스 선수들 중에서도 가장 완벽하게 원핸드 백핸드를 구사하는 선수다. 앞서 투핸드 백핸드에서 언급했듯이 원핸드는 투핸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리치가 길다. 이 때문에 수비에서 이점을 가지는데, 힘을 실어야 하는 공격에서는 한손으로 라켓을 잡기 때문에 분명 투핸드 보다 불리하다.

그러나 페더러의 원핸드 백핸드는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가히 폭발적인 위력을 자랑한다. 원핸드의 이점을 살려 탑 스핀, 슬라이스 등 여러 샷을 능수능란하게 활용하기 때문이다. 상대 입장에서는 페더러의 백핸드가 길게 올지, 짧게 올지 섣불리 판단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더욱 위력을 발휘하는 게 바로 페더러의 ‘드롭샷’이다. 상대에게 혼선을 주는 과정에서 네트에 짧게 떨어지는 드롭샷은 상대 입장에서 받아넘기기 정말 힘든 샷이다.

페더러가 네트 플레이에서 항상 우위를 점하는 이유도 원핸드 백핸드의 힘이 큰 덕분이다. 원핸드는 라켓을 잡는 그립의 특성상 발리(volley)로 빠르게 전환이 가능하다. 빠른 경기 운영으로 체력소모를 줄이려는 페더러의 전략에는 안성맞춤인 무기라 할 수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