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측 “작가 처우 논란…문제점 개선할 것” [공식입장]

입력 2018-01-26 14:36: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그것이 알고싶다’ 측 “작가 처우 논란…문제점 개선할 것”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작가 처우 문제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혔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26일 동아닷컴에 “작가 및 보조작가의 처우 문제를 포함하여 프로그램 제작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전반적인 조사를 하고 있다. 문제점이 발견되면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한 작가로 폭로에 대한 제작진의 입장. 앞서 24일 KBS 구성작가협의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내가 겪은 쓰레기 같은 방송국, 피디들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KBS 구성작가협의회는 국내 방송 작가들의 구인 구직 및 정보공유 등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이다.

‘인니’라는 필명의 작성자는 “내부고발자가 살기 힘든 세상이기에 ‘글을 쓰는 것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지만 최근 분위기 변화에 힘입어 글을 올린다. 세상에 알리고 싶다”며 글을 쓴 취지를 밝혔다. 그는 2016년 ‘그것이 알고 싶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에서 방송작가로 근무한 사실을 명시했다.

그가 ‘그것이 알고 싶다’ 작가로 일하던 당시 “월급은 160만 원, 6주 간격으로 팀이 돌아가는 시스템이었다”며 “그곳에서는 24시간 일을 했다. 첫 주만 10시쯤 출근해 7시쯤 퇴근하고, 2~5주에는 밤낮도 주말도 없이 일을 했다. 수당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글 쓰는 것이 업무가 아닌 심부름이 그의 하루일과를 차지했다고. 그는 “밥 심부름, 커피 심부름이 주 업무였다. 전임자가 두통약을 먹길래 물으니 ‘잠이 너무 부족해 만성두통에 시달린다’고 하더라”며 “나는 심부름꾼이었다”고 이야기했다.

항의를 한 적도 있었다는 작성자. 그는 “출근 일주일, 담당 PD에게 ‘어떻게 이렇게 일을 시킬 수가 있냐’고 물었고, PD의 말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PD는 ‘여기는 똑똑한 작가가 아니라 말 잘 듣는 작가를 원하는 곳이야. 그렇게 똑똑하게 굴 거면 여기서 일 못해. 다들 그렇게 일해왔고, 그게 여기의 규정이야’라고 했다”며 “‘그것이 알고 싶다’가 적폐 청산을 부르짖을 때마다 나는 웃긴다”고 썼다.

‘그것이 알고 싶다’뿐만 아니라 사정은 뉴스타파 ‘목격자들’도 마찬가지였다고. 작성자는 “출근 전까지 급여를 알려주지 않았다”며 “첫 출근 날 급여를 묻자 담당 PD는 ‘공중파처럼 120만 원 씩은 못 줘’라고 말했다. 당시의 최저임금은 126만 원이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정규직들은 최저임금을 못 받으면서 일하는 것이 아니다. 갑질을 고발하는 그들이 막내 작가들에게 갑질을 하는 형국”이라고 주장했다. 또 방송국, PD들 외에도 관계 기관의 안일한 태도도 지적했다.

그리고 해당 글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방송가에서 불거진 불리합리한 스태프들의 처우와 업무 강도에 대해 비판에 계속되는 가운데 시사 고발프로그램 현장 속에서도 만연한 부당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폭로 글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에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작가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의 문제 전반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